‘독전’ 스틸. (제공: NEW)
‘독전’ 스틸. (제공: NEW)

 

주연 뛰어넘는 조연배우들… 스크린 찢을 기세

진서연, 김주혁에 밀리지 않는 미친 연기 선보여

김동영, 이주영의 개성 넘치는 배역으로 관객 압도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그간 한국 영화에서 만날 수 없었던 듣도 보도 못한 캐릭터들이 스크린을 장악했다. 독한 캐릭터로 중무장한 영화 ‘독전(감독 이해영)’의 배우 진서연, 김동영, 이주영에게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영화는 지난달 개봉해 극장가를 점령했던 외화를 밀어내고 42일 만에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했다. ‘독전’은 아시아를 지배하는 유령 마약밀매 조직의 실체를 두고 펼쳐지는 독한 자들의 전쟁을 그린 범죄극이다. 조직의 우두머리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형사 ‘원호(조진웅 분)’를 중심으로 ‘도장 깨기’를 하듯 강력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예상할 수 없는 캐릭터들은 서로 얽히고설킨 관계로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해 작품의 몰입을 극대화한다. 조진웅, 류준열, 차승원, 박해준, 故 김주혁 등 주연보다 더 존재감을 과시한 조연 배우들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독전’ 스틸. (제공: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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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인 카리스마 내뿜는 진서연

연극 무대는 물론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활동해온 진서연은 이번 작품에서 아시아를 주름잡는 마약 시장의 거물 ‘진하림(김주혁 분)’의 파트너 ‘보령’ 역으로 열연했다. 등장에서부터 시선을 단번에 집중시킨 그는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 진하림 옆에서도 묻히지 않는 존재감과 비주얼을 선보이며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내뿜는다.

보령은 진하림보다 더 거침없이 아슬아슬하게 행동해 관객의 긴장감을 유도한다. 특히 마약을 본 순간부터 흡입하고 난 뒤 돌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보령’ 역은 오디션을 통해 진서연의 손에 쥐어졌다. 이해영 감독은 “많은 배우가 ‘보령’ 역에 지원했다. 그런데 마약밀매 조직 두목 부인이라고 하니까 오디션에서 이전에 봤던 평범한 연기를 보여주더라”며 “진서연 배우는 달랐다. 영화에서 봤던 모습을 오디션에서 연기했다. 진서연이 연기하자 상대 배역 ‘락(류준열 분)’이의 대사를 맞춰주던 조연출이 벌벌 떨더라”고 밝혔다.

‘독전’ 스틸. (제공: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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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없이 스크린 장악한 김동영·이주영

배우 김동영은 ‘농아남매’ 중 하나인 ‘동영’ 역을 맡았다. ‘농아남매’는 조직의 연락책이며 감정 변화를 크게 드러내지 않는 락과 막역한 관계로, 마약 제조에 있어 천재적 기술을 가진 인물이다.

극에서 김동영은 감정을 표정과 수화로만 이야기한다. 그는 대사 한마디 없이 분위기를 주도하며 신을 장악한다. 팔에 문신을 새긴 ‘동영’은 인상을 구긴 채 화끈한 액션을 선보이며 카리스마를 내뿜는다. 또 동생 ‘주영(이주영 분)’, 락과의 대화에서 평범한 청년처럼 농담을 주고받으며 장난치는 모습으로 무거운 극의 숨통을 트이게 한다.

이 같은 김동영의 연기력은 이번 영화에서만 드러난 것은 아니다. 지난 4월 종영한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는 연쇄살인마로 분해 독한 연기를 보여줬으며, 드라마 ‘리턴’에선 강력팀 형사 역을 맡아 친근한 매력으로 대중에게 다가왔다. 영화 ‘7호실(2017)’ ‘용순(2017)’ ‘밀정(2016)’ ‘위대한 소원(2016)’ 등에선 탄탄한 연기 내공을 보인 바 있다.

‘독전’ 스틸. (제공: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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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아남매 중 동생 ‘주영’ 역은 신예 이주영이 꿰찼다. 남자같이 머리를 짧게 자른 이주영은 김동영과 함께 농인 연기를 위해 3개월간 수화 특별훈련을 했다. 그 결과 이주영은 틀에 박히지 않은 연기로 자신의 잠재력을 보여준다.

그는 최근 종영한 드라마 ‘라이브’에서 정의로운 순경 역할로 엉뚱하지만 강직한 매력을 선보이며 안정적인 연기로 얼굴을 알린 바 있다. 앞서 그는 충무로가 주목하는 신예 배우답게 단편영화와 상업영화를 오가며 눈에 띄는 행보를 보였다. ‘독전’에서도 고정관념을 깬 연기로 전무후무한 캐릭터를 선보여 관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이해영 감독은 “시나리오에는 ‘농아형제’였지만 김동영 배우를 가장 먼저 떠올린 후 이주영 배우를 대입했을 때 퍼즐이 맞춰지는 느낌이 들어 ‘농아남매’로 수정했다”며 “농아남매는 영화에서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라고 전했다.

이어 “김동영 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해서 꼭 같이하고 싶었다”며 “이주영은 다른 배우들과 다르게 틀에 박힌 캐릭터를 연기하지 않는다. 꾸미지 않은 이주영 그대로의 연기가 캐릭터를 완성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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