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광복절은 참으로 다채로운 행사로 65년 전 그날의 기쁨을 온 국민이 축제로 승화시키며 모처럼 함께했다.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맞는 광복절이라 더욱 그 의미가 새롭게 다가왔다.

그리고 전례 없이 나라의 존재가치와 의미 그리고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고 봐진다.
 
경술년(庚戌年) 그날의 수치 즉, 경술국치(庚戌國恥) 100년을 맞아 광화문의 복원을 위시해, 갈라진 것을 붙이고, 비뚤어진 것을 옳게 하고, 넘어진 것을 세우고, 없어진 것을 다시 찾고, 잊혀진 것을 다시 새기는 그런 운동이 민간에서부터 분연이 일어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그러나 서글픈 것은 이러한 기운이 일어나고 조짐이 보일지라도 왠지 그리 기쁘지 않은 구석이 있다는 것이다. 왜일까. 뿌리가 약하거나 없는 나무는 언젠가는 뽑히거나 넘어지기 마련이다. 즉 우리의 생각과 의식과 가치관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회복도 광복도 언젠가는 또다시 길을 잃고 헤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격월간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사(FP)는 컨설팅업체 AT커니 등과 공동으로 진행한 2010 글로벌 도시 인덱스에서 세계 65개 글로벌 대도시를 선정하면서 서울을 10위로 선정했다’고 한다.

이는 유럽과 미국보다 도쿄 홍콩 싱가포르 시드니 서울 등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거대도시로 점점 많은 글로벌 대도시가 서양보다 동양에서 선정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특히 한국의 서울이 선정된 이유는 괄목할 만하다. ‘미국의 인터넷망 평균속도의 200배나 빠른 인터넷망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선정이유도 내놨다. 이처럼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고 진화되고 있다.

경서에서 “천기는 분별하면서 이 시대를 분별하지 못하고, 옳은 것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고 이천년 전 당 시대의 종교지도자들을 향해 질책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오늘날도 분별은 고사하고 외려 퇴보하는 도무지 이 시대를 읽지 못하는 미련하고 한심한 세력이 있다는 사실을 꼭 꼬집고 싶은 것이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사회를 소성하고 이끌어가야 함에도 오히려 사회에 걱정거리가 되고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린 기독교 종교 지도층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이들은 이번 65주년 광복절을 맞아 시청 앞에서 성대하게 기념행사를 치렀다. 그러면서도 순수민간자원봉사단체로 알려진 ‘만남’이 광복을 위해 ‘피 흘려 돌아가신 분들을 기리고, 국가의 발전과 번영을 기리고, 11월에 치러질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한다’는 취지 아래, 국가 주요 인사와 한국을 홍보하기 위해 외교사절단을 초청해 ‘한국의 고유 전통과 문화를 선보이는 축제의 장을 시작 전부터 계획적이고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웃지 못할 사건이 벌어졌다.

그 이유는 자원봉사단체가 어느 특정종교단체와 관련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실과 다르기도 하거니와 관련이 있으면 또 왜 안 된단 말인가. 그리고 이 자원봉사단체는 국가와 기관이 인정하는 공식 순수민간봉사단체로 밝혀졌다.

선열들을 위로하고 국익을 위하고 국위를 선양하는 일에 무슨 조건이 필요한가. 국익과 국위선양을 위한 기원을 못하게 하는 그들의 매국사상과 집단의 배후가 심히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일본 천황을 향해 절을 했던 과거가 되살아난다.

오백여년 전 선량한 신자들을 마녀로 취급해 죽음으로 몰아갔던 화상들의 후예답다. 야만적이고 교만적이고 독선적인 한국기독교의 오늘의 실상이다. 자신들의 생각과 의식과 가치관 속에 편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들은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를 저지르고 만 것이다.

훼방 가운데서도 14~15일 양일간 치러진 광복의 축제는 기네스북에 등재된 손도장 태극기가 하늘을 호위하는 가운데 수십만에 가까운 인파가 광장을 메운 채 광복의 기쁨을 함께했다. 특히 외교사절단 가운데는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조금도 흐트러짐 없이 준비하고 진행하는 주최 측에 감동해 이튿날 스스로 행사장을 다시 찾은 사례도 있어 이 행사의 면면을 잘 대변하고 있다.

금번 65주년 광복절을 보내면서 외적 광복도 중요하지만 우리 내면의 진정한 의식의 회복과 광복이 절실히 요구됨을 다시 한 번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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