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상황을 두고 남북과 북미 관계가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4.27남북정상회담의 성공으로 북미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는가 싶더니 북·미 간 ‘기(氣)싸움’으로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취소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그 후 북한이 비핵화에 진정성을 보이며 대화 진행을 원하자 미국은 하루 만에 회담 취소를 번복하고 6월 12일 회담의 재추진을 공식화했다. 4.27판문점 선언에 대한 후속 조치들이 잠시 멈춰서더니 26일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제2차 남북정상회담(남북정상회담은 제4차)이 열렸으니 한반도 비핵화를 둘러싸고 남북뿐만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흐름도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8.15경축사에서 “한반도 문제는 당사자인 남한과 북한이 주도권을 쥐고 해법을 찾아나가야 한다”는 한반도 운전자론을 주창한 바 있다. 그러한 대북정책의 견지에서 문 대통령은 4.27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고 이를 토대로 북미 간 회담을 이끌어냈던 것이다. 다시 싱가포르회담이 원점으로 회귀되긴 했지만 지난 24일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런 회담 취소 발표는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문 대통령을 당혹스럽게 만든 것은 사실일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26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위원장의 ‘깜짝 정상회담’은 의미심장하다. 자칫하면 북미관계뿐만 아니라 남북관계가 묘연해질 시기에 남북정상이 제2차 정상회담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남북고위급회담(6월 1일 예정)과 군사당국자회담, 적십자회담 등을 빠르게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특히 남북정상이 수시로 만나 대화하면서 현안 문제를 해결하자는 합의는 앞으로 남북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제4차 남북정상회담은 ‘위기’를 ‘기회’로 바꾼 새로운 전환으로서 일대 중대사가 아닐 수 없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한 달 사이에 두 차례나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로 신뢰를 쌓고 현안에 대해 확약한 상태니 남북관계 개선에 좋은 조짐이다. 하지만 북미정상회담 개최 등 한반도 정세를 두고 ‘위기와 기회’가 상존되는 현 상황에서 정치권은 국가안보에 대해서는 진중해야 할 것이다. 두 남북정상 간 좋은 만남이 좋은 결과로 이어져 북미회담의 성공 위에 남북미회담을 통해 종전이 선언되고 종국적으로 한반도 평화가 찾아오도록 국민은 학수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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