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2일 서울역 광장 1번 출구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대한항공 직원들이 조양호 회장 일가 및 경영진 퇴진과 갑질 경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2일 서울역 광장 1번 출구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대한항공 직원들이 조양호 회장 일가 및 경영진 퇴진과 갑질 경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2

“직원연대에 민노총 등 외부세력 개입” 성명

발표 전 회사에서 내용 파악했다는 정황 나와

노조원 일부 “일반노조, 어용이다” 비판하기도

“회사 측이 ‘노노갈등’ 부추기나” 의혹 일어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대한항공 일반노조가 27일 ‘대한항공직원연대’에 대해 외부세력이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성명을 냈지만 성명 발표 전 대한항공 회사 측과 그 내용을 공유한 것으로 드러나 회사 측이 노노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날 오전 회사 측은 일반노조가 직원연대와 민주노총을 비판하는 성명을 낸다는 사실과 성명에 담길 내용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노조 안팎에서는 일부 직원들로부터 ‘어용노조’라는 비판을 받는 일반노조와 회사 측이 직원연대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해 ‘기획 성명 발표’를 꾸몄을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일반노조는 이날 오후 2시께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지난 25일 창립을 선언한 직원연대는 민주노총을 비롯한 외부세력이 개입하고 있다며 “집회 때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간부가 준비를 주도하는 모습을 목도했다”고 밝혔다.

또 “민주노총 관계자가 촛불시위 사회를 보고 집회를 돕는 모습을 봤다” “조합원 자격을 박탈당한 박창진 사무장이 (직원연대) 임시공동대표임을 스스로 밝혔다” 등을 사례로 언급했다.

일반노조는 ‘조현아 땅콩 회항’ 사건의 피해자 박창진 사무장이 언론 인터뷰 등에서 일반노조를 ‘어용’이라고 말하는 등 노조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지난 15일 박 사무장을 제명했고 박 사무장은 징계 사유와 절차가 부당하다며 23일 제명처분 무효 확인소송을 낸 상태다.

일반노조는 대한항공 직원 중 50% 정도가 소속된 가장 큰 노조다. 하지만 최근 촛불시위에 나선 직원들은 일반노조를 회사 편에 선 어용으로 간주하고 있다.

위원장 선출 방식을 1994년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바꾸고 노사 임금협상을 회사 측에 위임하는 등의 행태를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위원장 선거를 위한 대의원대회에는 회사 인력관리본부장이 참석해 선거 관련 발언을 하고 큰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반노조의 강성수 정책국장은 “회사가 성명을 사전에 어떻게 입수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회사 측에 성명을 넘긴 적은 없다. 오해는 없었으면 한다”고 해명하며 회사 측과의 사전 조율 의혹을 부인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