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평양 평양대극장에서 남북평화협력기원 남북 태권도시범단이 공연하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
2일 오후 평양 평양대극장에서 남북평화협력기원 남북 태권도시범단이 공연하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

 

北 ITF 불참 통보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남북한 태권도시범단이 이달 말 프란치스코 교황 앞에서 시연하기로 한 합동시범공연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태권도계에 따르면 국제태권도연맹(ITF)은 최근 세계태권도연맹(WT)에 바티칸 남북태권도 합동시범공연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WT는 한국 주도로 성장해 왔으며, ITF는 북한을 주축으로 발전해온 국제적인 태권도단체다.

앞서 남북한 태권도시범단은 오는 30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교황이 참석한 가운데 태권도 시범을 선보일 예정이었다. 이 공연은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멜초르 산체스 데 토카 교황청 문화평의회 차관보가 강원도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과 국제태권도연맹(ITF) 임원진 및 시범단 초청 오찬행사에 참석해 남북 태권도단체에 제안하면서 성사됐었다.

교황은 “1970년대 미국과 중국이 탁구를 통해 관계 정상화 물꼬를 튼 것처럼 태권도가 남북 관계 개선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ITF 측이 24일 오후 김경호 조선태권도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을 이메일로 WT에 전달해 합동시범공연은 결국 무산됐다. 통지문에는 ‘맥스선더 한미연합 군사훈련 관계로 ITF는 바티칸 시범공연을 할 수 없다’는 간략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태권도는 작년 6월 무주 세계태권도대회, 지난 2월 평창올림픽 개막 식전 행사와 4월 한국의 방북공연예술단 공연 등에서 함께 공연하는 등 남북한 접촉이 가장 활발한 스포츠 종목으로, 지금까지 남북 화해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태권도시범단은 교황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바티칸으로 모여든 수만 명의 신자와 관광객들 앞에서 한민족의 국기(國技)인 태권도를 매개로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한편 교황은 WT 산하 박애재단이 난민촌 내 태권도 아카데미 설치 등 청소년에 대한 희망 전도 역할을 한 것에 감동받아 2016년 10월 바티칸에서 시범 공연을 하도록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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