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취소한 것과 관련 완전한 비핵화(CVID) 협상이 쉽지 않은 현실을 뒤늦게 깨달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다시 미사일 도발 등을 통해 긴장국면이 조성될 수 있다면서도 추후 협상 가능성은 열어놓았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는 AP통신에 “트럼프 대통령의 취소 메시지는 핵무기의 언급 탓에 좀 위협적으로 보이기는 했지만 대체로 정중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보상 없이는 핵무기를 포기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을 갑자기 깨닫게 되면서 이번 정상회담을 퇴짜 놓을 필요가 생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리 하이노넨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고문은 “협상의 문이 닫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얼마나 (비핵화) 의지를 가졌는지 시험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이 왜 회담에 나오려 했는지 기억해보자. 제재가 매서웠다. 북한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는 이게 막다른 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트위터에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에 대한 접근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마추어들의 긴 장기자랑 같았다”며 “다른 많은 이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차이점은 북한을 상대로는 판돈을 더 올릴 수 없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마이클 그린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은 뉴욕타임스(NYT)에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들을 보면 그가 이전의 대북 협상들을 연구하지 않았던 게 분명하다”며 “그가 과거의 협상 경험자들과 시간을 보냈더라면 북한이 제재를 피하고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자 했음을 분명히 알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시진핑 중국 주석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속도를 늦추라고 말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또한 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처럼, 주변(강경파)의 반발에 부닥친 것으로 생각된다”고 예측했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도 워싱턴포스트(WP)에 북미 정상회담 결렬이 “너무 빨리 정상회담 개최로 뛰어들면서 생긴 일”이라며 “이번 결렬이 북한이 더는 미사일 시험 유예에 구애받지 않을 것을 의미한다면 이는 우리를 매우 나쁜 지점으로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WP 외교안보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이그네이셔스는 칼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늘 그랬던 것처럼 위험한 코스를 선택했다”며 “그의 편지는 한국과 중국과의 관계를 훼손하는 새로운 대결을 낳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북한과의 벼랑 끝 대결을 재개토록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잔 디마지오 미 뉴아메리카재단 선임연구원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존 볼턴 안보보좌관이 비핵화 실패 시 정권교체 가능성을 시사하자 북한이 강력히 반발한 점을 언급하며 “이게 바로 북한”이라며 “그들은 강하게 밀어붙이거나 상대가 어떤 약점을 노출하면 저항한다. 트럼프는 그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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