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12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다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발표한 가운데, 25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미정상회담 관련 보도를 주의깊게 시청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5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12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다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발표한 가운데, 25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미정상회담 관련 보도를 주의깊게 시청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5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실 논평… ‘북미정상회담 재추진 방향’ 제시
“北美, 회담 재추진 가능성 열어둬… 北, 우리정부에 중재요청 해야”
“남북 핫라인 통해 북미회담 재추진해야… 판문점·제주도 제안 필요”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격적인 북미정상회담 취소에 북한이 절제된 반응을 보이면서 ‘북미정상회담의 재추진’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통일전략전문가는 양측이 대화의 여지를 남겨뒀다는 점을 들어 재추진 방향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한 회담 취소 통보 공개서한을 발표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회담과 관련해 마음을 바꾸게 된다면 부디 주저 말고 내게 전화하거나 편지해 달라”고 말한 대목이 주목된다.

이에 대해 25일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위임에 따라’ 담화를 밝힌다면서 “조선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 날에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정상회담 취소 결정을 발표한 것에 대해, 북한이 강렬하게 반발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러한 예상을 깨고 김계관 제1부상을 통해 정상회담 계속 추진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정 실장은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유연한 대응으로 인해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재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그는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북미 대화 의지를 재확인한 상황에서 ‘6.12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 개최를 재추진하는 것”이라며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결정을 번복하기 어렵다면 다른 날짜에 싱가포르나 다른 장소에서 미북정상회담 개최를 재추진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정 실장은 북한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이 김계관 제1부상의 담화 형태로 북미정상회담 계속추진 의사를 밝히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며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김영철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고위급 대표단을 미국에 파견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북미정상회담 의제에 대해 미국과 보다 긴밀하게 조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우리 정부에 대해서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지적됐다.

정 실장은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의 취소 결정을 내리는데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담화문뿐 아니라 최근 북한의 대남 강경 태도도 중요하게 작용했다는 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15일 남북고위급회담 개최를 제안한지 15시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한미 공군의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비난하며 16일로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17일에는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 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북남고위급회담을 중지시킨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앉는 일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초강경 입장을 보였다.

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데에는 우리 정부의 중재 노력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했다”면서 “북한이 한국정부와의 고위급회담 개최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우리 정부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미국은 과연 그런 북한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하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북한이 미국과 진정으로 관계개선을 원한다면 한국정부와 먼저 관계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우리 정부의 역할론도 강조됐다. 정 실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해서 북미정상회담 계속 추진 의사를 직접 전달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며 남북 간 핫라인 통화를 통해 북미정상회담 계속 추진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정부에 대해서는 ‘6.12 북미정상회담’이 재추진되는 것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만약 회담 일정이 조정된다면 한국의 판문점이나 제주도에서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미국과 북한에 적극적으로 제안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북미정상회담의 재추진 방향에 대해 정 실장은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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