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출처: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 (출처: 뉴시스)

트럼프의 북미정상회담 취소에 중재자 역할 난관

남북 핫라인 가동 및 미·중·러·일 정상과 통화 가능성

다자 상대 대화 이끌며 다시 중재자 역할 나설 듯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6월에 열릴 예정이었던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고 24일(현지시간) 밝힌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북미 간 중재자 역할이 시험대에 올랐다.

4.27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 판문점선언을 얻었고 이를 토대로 북미 정상이 구체적 방법을 담판 지음으로써 한반도 비핵화가 가능하다는 장밋빛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북미정상회담 취소 결정에 다시 멀어지는 듯한 북한과 국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와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지난 1월부터 급진전한 남북 관계,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6월 12일로 예정됐던 북미정상회담까지의 훈풍과도 같은 정세는 ‘한반도 운전자론’을 역설한 문 대통령의 중재 노력의 성과라는 것이 국내외의 대체적인 평가다.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는 국제사회와 함께 최대한의 대북 제재에 나서면서도 남북대화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결국 4,27 남북정상회담까지 성공적으로 마쳐 비핵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되는 과정에서도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함으로써 사실상 비핵화 정세를 주도하는 중심 인물로 조명받았다.

그러나,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직후 터져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무산 선언은 문 대통령에게는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단독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발언을 통역을 통해 듣다 미소짓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단독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발언을 통역을 통해 듣다 미소짓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억류돼 있던 미국인 인질을 풀어줬고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장면을 외국 기자를 불러다 공개하면서까지 북미관계 개선에 성의를 보인 북한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에 강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가용한 모든 채널을 동원해 북미와 각각 소통하면서 상황을 되돌려 놓는 데 진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무산 결정이 나자 즉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 긴급회의를 열고 “지금의 소통방식으로는 민감하고 어려운 외교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정상간 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는 포기할 수도, 미룰 수도 없는 역사적 과제”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당사자들의 진심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7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7

당장 남북간 핫라인 가동이 첫 번째 실행가능한 조치로 보인다. 그동안 핫라인 통화가 이뤄지지 않는 것을 두고 대화 소재가 마땅치 않았다고 청와대는 전했지만 현 상황은 남북 정상 간 직접 소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이 나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의견을 나누는 것은 물론이고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통화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은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강대국 정상들과도 연락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2번이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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