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출처: 백악관,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출처: 백악관, 연합뉴스)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내달 12일 예정돼 있던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했다.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앞으로 쓴 이러한 내용의 공개서한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최근 당신들의 발언들에 나타난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에 근거, 애석하게도 지금 시점에서 회담을 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며 “싱가포르 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이 풍계리 핵시험장을 폭파한 후 폭스뉴스 방송 ‘폭스 앤 프렌즈’에 출연해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의 필요성을 처음으로 인정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에 대해 처음 인정하는 것으로, 앞서 23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단계적 비핵화를 일부 고려할 수도 있다는 발언보다 더욱 진전된 입장을 나타냈던 것.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팽팽한 샅바싸움을 펼치던 북한과 미국이 좋은 흐름으로 북미회담을 맞을 것으로 관측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트럼프 대통령은 돌연 북미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그간 북미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강경한 태도로 나온 데 비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리비아식 모델(선 핵포기, 후 보상)이 아닌 북한의 상황을 고려해 선택하는 ‘맞춤형 트럼프식’ 모델을 제안하는 등 한발 물러서는 인상을 주면서까지 북미회담을 정상적으로 가져가려는 의지를 보이는 듯했다.

로이터, AFP통신 외신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싱가포르로의 이동 및 수송 계획 등을 논의하고자 최근 며칠간 북측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북측으로부터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북한 측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발언 내용을 언급하며 거친 반응을 보인 데 대해서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점을 비춰 이번 트럼프의 취소 조치는 북한에게 더는 끌려가지 않으려는 태도로도 풀이되고 있다.

한편 청와대는 북미정상회담 취소와 관련해 임종석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들과 외교·안보 관련 장관 등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들을 청와대 관저로 긴급 소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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