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찍힌 풍계리 일대의 위성사진을 보면 서쪽 갱도 인근에 새로운 대피소가 설치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2018.5.23(출처: 연합뉴스)
지난 21일 찍힌 풍계리 일대의 위성사진을 보면 서쪽 갱도 인근에 새로운 대피소가 설치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2018.5.23(출처: 연합뉴스)

1·2번 갱도는 이미 사용 불가능

산피로 증후군… 내폭 방식이 안전

IAEA 사찰 이후 AP 가입할 듯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북한이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날씨가 좋은 24일 남측 취재진과 외신 취재진 앞에서 폐기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방북한 남한을 비롯한 5개국 취재진은 이날 정오께 풍계리 현지에 도착했다.

북한 외무성이 지난 12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핵실험장 폐기는 핵실험장의 모든 갱도를 폭발의 방법으로 붕괴시키고, 입구들을 완전히 폐쇄한 다음 지상에 있는 모든 관측설비와 연구소들, 경비 구분대들의 구조물을 철거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핵실험장은 해발 2205m의 만탑산과 기운봉(1874m) 학무산(1642m) 등 1000m 이상의 봉우리로 둘러싸여 있다. 만탑산은 상부는 화강암, 하부는 현무암으로 이뤄져 있어 핵실험 나오는 방사성 물질 유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곳에 수평형식 수직갱도를 이유로 미국의 군사위성 등에 포착될 위험을 고려해 이같이 만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북한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밝힌 사용 가능한 3, 4번 갱도를 내부에서부터 폭파했다.

기존의 핵실험으로 사용할 수 없는 1, 2번 갱도는 입구를 폭약으로 무너뜨렸고, 사용 가능한 3, 4번 갱도는 갱도 내부 압만에 구멍을 뚫고 폭약을 설치해 터트리는 내폭 방식으로 갱도를 무너뜨렸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풍계리 핵실험장이 6차례의 핵실험으로 발생한 이른바 ‘산피로 증후군(tired mountain syndrome)’ 증상을 겪고 있어 이같이 내폭 방식으로 무너뜨려야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갱도에 대한 불능화 조치가 완료되면 경비시설과 관리시설 등도 순차적으로 철거할 예정이다. 부대시설 철거까지 마무리되면 핵실험장 관련 인력은 모두 철수하고 주변 지역을 완전히 통제해 외부인의 출입을 전면 금지했다.

이같이 북한이 비핵화의 첫걸음으로 핵실험장을 폐기하지만, IAEA(국제원자력기구) 검증과 사찰에 따라 이란핵협정 수준인 AP(추가의정서)에 가입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핵 문제의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싱가포르에 집결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북미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달라질 북핵 문제 향방을 가늠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IAEA 등 핵 전문가들의 사찰과 검증 방식도 함께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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