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핵실험장 인공위성 사진. (출처: 38노스 캡처)
풍계리 핵실험장 인공위성 사진. (출처: 38노스 캡처) 

이르면 24일 폐기 의식 진행… 갱도와 시설물 폭파 작업 예정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북한 풍계리핵실험장 폐기 의식을 취재하기 위한 남측 취재단이 23일 북한 집결지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이르면 내일 핵실험장 폐기 의식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풍계리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할 각국 취재단은 원산으로 집결한 뒤 오후 5시를 조금 넘긴 시점에 풍계리로 출발했다. 취재단엔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취재진과 남측 공동취재단 8명이 포함됐다. 

특별전용열차를 타고 출발한 이들 취재단은 원산역에서 북쪽으로 총 416km 떨어진 풍계리 핵실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원산에서 풍계리까지는 날씨 조건과 철도 상황을 고려해 총 12시간 가량이 소요돼 24일 오전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풍계리 인근역인 재덕역에 도착하면 21㎞가량 떨어진 풍계리 핵실험장으로 차량을 타고 이동할 예정이다. 마지막 한 시간 가량은 도보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은 지난 12일 외무성 공보를 통해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23일에서 25일 사이에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르면 24일까지 취재단의 풍계리 현장 이동을 마친 뒤 폐기 본행사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한의 핵실험장에는 1차에서 6차 핵실험에 사용된 1, 2번 갱도와 향후 사용이 가능한 상태로 관리된 3, 4번 갱도가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핵실험장 폐기 의식의 핵심은 3, 4번 갱도 폭파 작업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을 취재할 외신기자단이 22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에서 북한으로 출발할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출처: 뉴시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을 취재할 외신기자단이 22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에서 북한으로 출발할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출처: 뉴시스)

핵실험장 폐기 의식은 핵실정 내 모든 갱도를 폭발시켜 무너뜨리고 입구를 완전히 폐쇄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또한 지상이 있는 각종 관측 설비와 연구소, 경비시설 등 부대 시설도 철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취재진은 현장에서 갱도 폭파 장면을 맨눈으로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갱도에서 얼마나 떨어진 거리에서 관측 및 취재할 수 있을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또한 핵실험장 폐기 작업 직후 현장 확인을 허용할지, 또 다른 절차가 있는지 등도 불분명하다. 

이번 풍계리핵실험장 폐기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비핵화 의지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인 것이라는 점에서 북미 정상회담과 비핵화 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핵실험장을 폐쇄함으로써 ‘미래’의 핵을 포기한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북한 비핵화의 첫걸음이 시작되는 것이다. 

한편 북한의 취재단 명단 접수 거부로 취재 무산 위기에 몰렸던 남측 취재단 8명은 이날 북한이 명단을 접수함에 따라 정부 수송기 편으로 성남공항을 출발해 이날 오후 원산에 도착했다. 우리 정부는 “우리 공동취재단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참석하게 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