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20여일 앞두고 22일(현지시간) 정오경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은 회담을 가졌다.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출처: 청와대)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20여일 앞두고 22일(현지시간) 정오경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은 회담을 가졌다.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출처: 청와대)

‘완전한 비핵화’ ‘체제안전보장’ 등 테이블에
‘핵무기 조기 반출’ 美 요구, 北 수용할지 주목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한반도·동북아 정세를 좌우할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20일 앞두고 ‘비핵화’에 대한 북미 입장 차이를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한미가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모두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수용 시 체제안전 보장을 재차 공언했지만, 현재 북한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는 이전의 실망스러운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불안감을 가지기에 충분하게 만든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건이 맞지 않으면 6월에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가에서는 회담 불발보다는 빈손회담이 되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로 분석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미 행정부는 대북협상에서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밝혀왔다. 더구나 최근에는 미국은 북한이 보란 듯이 전임 버락 오바미 미 행정부가 이뤄낸 이란 핵합의를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라는 이유로 파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기대하는 수준의 비핵화를 담은 합의문을 이미 만들어놓고 6월 12일에 예정된 북미회담장인 싱가포르로 가려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CVID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그동안 외신들은 분석했다. 다만 그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체제안전보장 등을 재차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북한의 비핵화는 무아마르 카다피가 처참한 최후를 맞이한 리비아식 모델이 아닌 안전보장을 약속하면서도, 다만 비핵화 방식에서는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유사한 CVID를 적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북미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미국과 북한의 협상 카드는 대략 나온 것으로 외교가는 분석한다. 북한의 입장도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의 담화·발언 등을 통해 어느 정도 나왔다는 것이다.

한미 정상은 이러한 입장 차이를 바탕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대북 안전보장 간 접점을 찾기 위한 방안들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분석된다.

이제 관건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과 관련국들이 제공할 체제 안전보장 등의 합의점을 찾고,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조치와 미국의 일괄타결 방식 간 입장 차이를 어떻게 좁히느냐인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이 제시한 ‘핵무기·핵물질·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수개월 내 반출’ 요구를 북한이 받아들일 것인지도 주요 관심 사안이다.

미국은 비핵화와 관련해서 합의문에 ‘일괄타결’ 방식을 선호하고 있지만, 북한은 과거 9.19공동성명(2005년)의 포괄적 합의 후, 2.13 핵동결 합의, 10.3 핵시설 불능화 합의(2007년) 등 단계적 조치를 취하는 과거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고 외교가는 분석한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의 ‘살라미 전술(비핵화 등 합의 사안을 잘게 쪼개서 이득을 최대화하는 전술)’에 넘어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북한이 합의 이행 중간에 받아갈 것만 챙긴 뒤 비핵화 과정이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에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방식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앞으로 남은 20일간은 ‘핵무기 반출’을 포함한 ‘비핵화 조치’와 ‘북한 체제안전보장·제재완화’에 대한 합의, 미국이 원하는 ‘일괄타결’과 북한이 원하는 ‘단계적·동시적’ 방식 차이를 북미가 어떻게 좁혀갈지 최대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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