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재호 고려대학교 총장. (제공: 고려대학교)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3
염재호 고려대학교 총장. (제공: 고려대학교)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3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연세대학교(총장 김용학)가 24일 오후 3시 연세대학교 연세‧삼성 학술정보관 장기원국제회의실에서 염재호 고려대학교 총장 명예 교육학박사 학위수여식을 개최한다.

연세대는 염재호 고려대 총장이 양교의 상호 발전을 넘어 사회 전반의 고등 교육 혁신을 이끈 공로를 인정해 명예 교육학박사 학위를 수여한다. 연세대는 정치학자이자 행정학자인 염재호 총장이 적극적인 학회 활동과 정부 및 연구기관의 자문 활동을 통해 행정 이론과 지식의 현실 적용에 크게 기여했으며, 뉴거버넌스와 과학기술 분야의 괄목한 만한 성과를 바탕으로 정책과 제도, 행정이론, 과학기술정책 분야에 두루 업적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3년 미래창조과학부 주최 과학기술인 한마음대회에서 대통령으로부터 홍조근정훈장을 수여 받는 등 대외적으로 공로를 널리 인정받은바 있으며, 지난 해 ‘연세대-고려대 공동강의’를 개설하는 등 학술 교류를 통한 양교의 경쟁력 강화를 주도했다.

또한 염재호 총장은 지난 3년간 급변하는 사회에서 대학의 가치를 새롭게 제시했다. 사교육과 점수 경쟁에만 매몰돼있는 학생 대신, 개척하고 도전하는 학생, 공감능력을 가지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인재를 고려대 인재상으로 정립했다. 입학처 대신 인재발굴처를 신설해 심층면접으로 잠재력 있는 원석을 발굴하는 입학시스템을 마련했고 국내 대학 최초로 성적장학금 대신 프로그램 장학금, 생활비 장학금으로 교육철학이 담긴 장학제도 개편을 시행했다. 상대평가·시험감독·출석부 자율화인 ‘3무’정책을 시행해 학생과 교원 모두 능동적 교육 주체로서 책임과 자율을 바탕으로 진정한 대학의 학문을 탐구할 수 있도록 했다.

강의는 일방적인 지식전달방식에서 ICT를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강의를 듣고 집중 토론을 하는 Flipped Class를 지향하고 있으며 2018학년도 신입생부터는 ‘자유, 정의, 진리’라는 공통교양과목을 두 학기 동안 필수적으로 이수토록 했다. 이것은 단순히 수동적으로 지식을 전수받는 것과 차별화된 문제해결(Problem solving)과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을 통해 지식을 내재화하려는 교육방식이다.

국내 최초로 학생들을 위한 창의,창직 전용공간인 ‘KU 개척마을 π-Ville(파이빌)’을 선보여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팀을 이뤄 끝없는 상상과 다양한 아이디어를 펼치도록 했다. 고려대 CCL(CJ Creator Library)에서는 지식을 소비하는 기존 도서관을 탈피해 미디어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지식을 새롭게 생산하는 장소로 변화했다. 이것은 대학을 단순한 지식 전수공간이 아닌 유연한 지식의 놀이터로 탈바꿈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며 고려대라는 미래교육의 플랫폼이 미래의 글로벌 인재들이 모이고 소통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성해내는 지식의 용광로가 되게끔 한 것이다.

고려대는 세계 90대 대학의 위상에 걸맞게 글로벌 네트워크 또한 크게 확장됐다. 2016년 동아시아와 북유럽 대학협의체인 ENUC를 설립했고, 올해 국내 최초로 VIU(베니스인터내셔널대학) 회원교가 됐다. 작년에만 115개국에서 온 1만 8147명의 외국인이 고려대에서 수학했으며, 고려대 학생들은 1124개의 교환학생 프로그램과 중국, 일본, 남미에서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을 통해 그 나라의 학문, 언어, 그리고 문화를 집중적으로 배우고 있다.

평가부문에서의 성과도 뚜렷했다. 세계적인 대학 평가에서 재작년 98위와 작년 90위를 기록하며 2년 연속 100대 대학에 진입했으며, 3년 연속 국내 종합사립대 1위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특별히 지난 10여년 간 과학고대를 향한 비전과 열정으로 역사상 최초로 공학기술 분야가 세계 50위 안에 드는 쾌거를 달성했다. 의료원 또한 769억 규모의 국가전략프로젝트 정밀의료사업단에 선정됐고, 연구논문, R&D, 지식재산권, 기술이전, 임상시험 등 모든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 미래의 핵심동력이라고 불리는 바이오메디컬 분야에서 독보적인 선두에 나설 준비를 갖췄다.

고려대는 외형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대학의 미래를 바꿀 혁신의 선두에 서있다. KU-The Future의 기치 아래 지난 3년간 우리는 21세기에 맞는 입시, 교육, 연구, 행정의 비전을 제시했다. 이렇게 새로운 도약을 하고 있는 고려대를 위해 많은 정성과 후원이 모여 지난 해 1100억원의 기부금이라는 놀라운 결과도 이어졌다.

한편 양교는 지금까지 한 세기 이상 경쟁적으로 쌓아 올린 풍부한 지식 재산과 연구 기반의 공동 활용을 통한 상호 경쟁력 강화를 꾀한다. 이날 수여식에 앞서 오후 2시부터는 ‘학술자원 공동 활용 및 ICT 분야 상호 협력 협정 체결식’이 열린다. 이 협정은 학술자원 및 인프라 공유와 교육‧연구·ICT 분야 상호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함으로써 공동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기획됐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이번 협정 체결을 통해 양교 도서관이 보유하고 있는 우수한 도서관 학술자원과 서비스, 시설 등을 하나의 도서관처럼 양교 교원과 학생들이 쉽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한다. 또한 ICT 분야 협력을 강화해 급변하는 정보 환경에 적절히 대응하고 나아가 고등교육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으며, 향후 상호 협력 범위와 내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MOU는 고려-연세 명문사학이 라이벌이 아닌 진정한 파트너로서 발걸음을 맞추며 발전, 성장해나가는 것으로 국내 최초이자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물다. 해외에도 홍콩의대학 간 연합,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U.C계열) 상호개방 등 지역적 근접성을 가지고 시도된 사례는 있으나 전혀 다른 최고 수준의 명문사학이 상호 발전을 위해 협력과 공유하는 모델은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이다.

실제로 주요 대학들 간의 상호대차 제도가 존재하지만, 원하는 자료를 대출하려면 며칠씩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 양교는 이번 협정을 통해서 구성원들은 개인 ID카드로 소장 자료 대출 및 시설 이용이 제한 없이 가능해진다.

양교의 도서관 첨단시설도 공동으로 활용해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려대 CCL(CJ Creator Library)은 콘텐츠/미디어 제작 위주의 모델이고 연세대 Y밸리 내 메이커스페이스는 최첨단 하드웨어를 갖춰서 이들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창의 인재 양성 및 육성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양교는 국내 명문 사학으로 오랜 세월 함께하면서 고연전, 총장 교환 강의 등으로 라이벌이면서도 긴밀하고 끈끈한 관계를 이어왔다. 그것에 한걸음 더 나아가 실질적 협력 모델을 모색해 2017학년도 2학기부터 양교는 ‘진리·정의·자유를 향한 인문학적 성찰’이라는 교과목의 ‘양교 공동강의’를 국내 최초로 개설했다. 이를 통해 학교와 학문간 장벽을 허물고 양교가 가진 인적, 학문적 자원들을 최대한 활용하여 학생들에게 한층 깊어진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양교 총장은 지난 해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체육특기자 최저학력 기준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여 학업과 운동 병행하는 스포츠인을 키우겠다는 교육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김성철 고려대 도서관장은 “이번 협약은 공존, 공개, 공감이라는 대학도서관의 지향점을 충실하게 담아낸 의미 있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양교는 향후 두 도서관간의 긴밀한 상호 협력 체제를 통해 대학 교육 및 연구 환경을 한층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며 “도서관 학술자원 및 시설의 공동이용을 시작으로 양교의 방대한 학술연구 자원을 활용한 신규 서비스 개발, 미래 창의/창업 공간인 CCL과 메이커스페이스의 협업을 통한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 구축 등 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창의 인재양성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경호 고려대 정보전산처장은 “양교의 대학 정보통신 역량의 융합적 결합을 통하여 이 시대가 요구하는 플랫폼으로서의 대학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데 일조할 것이다. 특히 새로 입학한 신입생이 대학에 머무르면서 어떠한 도전이라도 해볼 수 있는 열린 플랫폼, 자신이 원하는 교육과정을 디자인하고 체험하는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관련된 데이터와 정보를 분석해 미래로의 방향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분석 플랫폼, 관심 분야가 같거나 이질적인 문화와 스스럼없이 만나서 교류하고 반응하는 경험 플랫폼, 전세계의 연구 지식과 사유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글로벌 지식융합의 플랫폼이 되도록 양교의 정보통신 역량을 총 동원하여 대학을 이끌어 나가는 주축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봉규 연세대 학술정보원장은 “오랜 역사를 함께 하며 선의의 경쟁을 해 온 두 대학이 손을 잡고 서로를 향해 학술연구의 보고(寶庫)인 도서관 문을 활짝 열게 됐다”면서 “학술정보자원 간 장벽을 허물어 활용을 극대화해 양교의 연구력을 높이는 것으로 국내를 넘어 세계 속 라이벌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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