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단독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발언을 통역을 통해 듣다 미소짓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단독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발언을 통역을 통해 듣다 미소짓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트럼프, CVID-체제보장 약속확인
文, 북미 거부감 불신해소에 주력
트럼프 “북미 회담 안 열릴 수도”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쳤다.

이번 정상회담은 한미 양 정상이 오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비핵화를 두고 한미 간 입장을 정리하는 성격으로 열렸다.

최근 북한은 공식적으로 한미연합훈련인 맥스선더 훈련을 핑계로 한미를 향해 날을 세운 메시지를 던지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한미 조야에서 지난 역사를 들먹이며 북한에 대한 불신이 가중되고 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두 정상이 최근 이런 북한의 강경한 태도를 북한의 체제 보장에 대한 불안에 따른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북한 의지를 의심할 필요가 없었다”면서 “북미 간 실질적·구체적 비핵화와 체제 안전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지만 북미정상회담이란 판 자체를 깨려는 것보단, 조금 더 확실한 체제 안전보장을 해달라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도입부의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수용할 경우 정권안정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하고, 한국처럼 경제적 번영을 이루도록 대폭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반드시 성공시켜 65년 동안 끝내지 못했던 한국전쟁을 종식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룸과 동시에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북미 간에도 수교하는 등 정상적 관계를 수립해내실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그건 세계사에서 엄청난 대전환이 될 것이며, 그 엄청난 대전환의 위업을 트럼프 대통령이 반드시 이룰 것이라는 믿음이 있고 저도 거기에 최선을 다해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 “열리지 않을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 “안 열려도 괜찮다”라면서 북미정상회담 개최 전망 자체를 흔드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가 원하는 어떤 조건들이 있고 그러한 조건들이 충족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 방식은 물론 체제 안전보장의 구체적 합의는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여전히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연기하거나 취소할 듯한 태도를 보인 것 역시 문 대통령의 살얼음판 중재 가능성을 예상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 단계에서 무엇을 하고 저단계에서 무엇을 하고 하는 논의가 나온 것은 아니다”라며 “그래도 충분히 얘기했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