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칼럼] 동서독 교류협력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안보칼럼] 동서독 교류협력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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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북한학박사

 

곧 남북한 간의 교류와 협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 시점에서 통일 이전 동서독 간의 교류와 협력 실태를 짚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서독의 신동방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시행된 동서독 간 교류협력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시사점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서독은 동독과 교류협력을 추진하면서 동독이 교류협력에 소극적이라는 측면을 고려해 비탄력적 상호주의 원칙에만 집착하지 않았다. 교류협력에 소요되는 비용부담과 장소의 선정 경우에도 동독의 입장을 고려해 신축적이고 포괄적으로 대응했다.

둘째, 서독은 교류협력분야를 선정할 경우에는 가능한 동서독이 공동으로 관심을 가지는 분야 중 동독이 상대적인 우월성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해 좀 더 쉽게 응해 오리라고 여겨지는 부문과 교류협력을 통해 동독이 경제적으로 이익을 취할 수 있는 분야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셋째, 서독은 민간차원에서 교류협력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인도적·행정적인 지원과 함께 재정적으로 지원했다. 특히 서독은 민족적 동질감을 인식시키기 위해 청소년 교류를 적극 지원했다. 동독이 정신교육의 입장에서 자신감 있게 추진한 청소년 교류는 동독 현실에 대한 실망감으로 동독에는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온 측면이 있었으나, 분단현실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교육적 계기가 됐다.

넷째, 서독 정부의 지원은 교류협력을 위한 전문가들을 양성하는 데에도 이루어졌다. 서독 정부는 정부기관, 대학연구소, 각 정당 및 재단, 민간단체 등에 속한 다양하고 폭넓은 전문가그룹을 꾸준히 양성했다. 그리고 이들을 통일과정은 물론 통일 후의 과도기에 나타난 문제점들을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데 활용했다.

다섯째, 동서독 교류협력에서 주목해야 할 중요한 사실은 서독이 동독과의 교류협력에서 현금지불을 가능한 억제하는 대신 교류협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청산결재방식’을 활용했으며, 현금 대신 물품지원을 선호했다는 사실이다.

여섯째, 서독은 ‘접촉을 통한 변화’라는 통일정책 아래에서 인적교류를 물적교류에 연계시켜 교류의 폭을 확대시키는 데 최대의 초점을 뒀다. 그래서 인적교류의 확대를 위한 양보를 동독으로부터 받아내기 위해 동독이 양보할 때마다 적정한 대가를 지불했다.

평화체제가 정착되면서 남북한의 교류와 협력이 본격화되면, 상호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기싸움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극보수 성향의 국민들은 엄격하고 비탄력적인 잣대를 가지고 ‘퍼주기는 안 된다’는 논리로 정부의 북한정책과 교류협력을 비난할 수 있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로 가는 먼 여정에서는 서독 정부의 정책을 반면교사로 삼아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사안별로 포괄적·신축적인 상호주의를 적용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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