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빈자일등 마음으로 축원 당부
진제스님 “평화통일 전환하는 시기 도래”
남북공동발원문서 통일보살 될 것 다짐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우리가 꽃피워 낸 상생의 기운은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세계로 확산될 것입니다. 평화의 실천을 위해 우리 함께 진보와 보수, 계층을 넘어 하나로 나아갑시다.”
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22일)을 맞아 서울 조계사에서 부처님의 뜻을 기리는 법요식이 열린 가운데 설정스님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사부대중은 남북평화통일 염원에 한목소리를 냈다.
설정스님은 봉축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사회통합을 강조했다. 스님은 “분단의 긴 겨울이 지나고 평화의 봄이 찾아왔다”며 “남북의 정상이 만나 ‘판문점 선언’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진제스님은 봉축법어에서 “한반도에는 70년의 분단과 대치가 대화와 화해를 넘어 평화와 통일로 전환하는 시기가 도래했다”며 “남북이 진정으로 하나 되는 길은 우리 모두가 참선수행으로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갈등과 불신을 없애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해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올해 ‘부처님오신날’은 참으로 특별하다”며 “원래의 뜻과 이름을 찾고자 했던 불교계의 오랜 염원이 이뤄졌다. 약속을 지키게 돼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봉축법요식이 열리는 지금 북미회담의 성공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머리를 맞대고 있을 것”이라며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맞이할 수 있도록 ‘빈자일등(貧者一燈, 가난한 사람이 밝힌 등불 하나)’의 마음으로 축원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중앙종회의장 원행스님은 남북불교계 대표로 3년 만에 한반도 평화와 자주통일을 염원하는 남북공동발원문을 발표했다. 남북불교계는 공동발원문을 통해 분열의 역사를 끝내고 부처의 자비를 실천하는 통일보살이 될 것을 다짐했다.
북한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과 합의해 작성된 이번 발원문은 전국 본·말사와 북한의 모든 사찰 봉축법회에서 공표됐다. 공동발원문이 채택된 것은 2015년 이후 3년만으로, 그간 경색됐던 민간교류에 긍정적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봉축법요식에는 조계종 종정 진제스님과 총무원장 설정스님을 비롯한 이웃종교 지도자와 여야 정치인 등 각계 인사, 사부대중 1만여명이 참석해 남북평화 통일을 염원했다.
법요식에서는 중요한 법회나 불사가 열리는 장소를 깨끗하고 엄숙하게 하는 도량결계의식, 향·등·꽃·과일·차·쌀 등 6가지 공양물을 부처님 앞에 올리는 육법공양과 아기 부처님을 목욕시키는 관불 의식 조계사 주지 스님의 축원과 불자대상 시상 등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