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의 봄 찾아와 평화 주도하는 주인공 되길”

이웃종교인·정치인 참석… 남북불교계 한반도평화 기원

[천지일보=박준성 이지솔 기자] 불기2562년(2018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서울 조계사와 봉원사를 비롯한 전국의 2만여개 사찰에서 부처님의 뜻을 기리는 법요식이 일제히 봉행됐다.

22일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진제스님과 총무원장 설정스님을 비롯해 이웃종교 지도자와 여야 정치인 등 각계 인사, 사부대중 1만여명이 참석했다. 법요식에선 중요한 법회나 불사가 열리는 장소를 깨끗하고 엄숙하게 하는 도량결계의식, 향·등·꽃·과일·차·쌀 등 6가지 공양물을 부처님 앞에 올리는 육법공양, 아기 부처님을 목욕시키는 관불 의식 등이 거행됐다.

또한 조계사 주지 스님의 축원과 불자대상 시상, 설정스님의 봉축사, 문재인 대통령의 봉축메시지, 진제스님의 법어, 남북공동발원문 발표 등이 이어졌다.

진제스님은 봉축 법어에서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의 시기가 도래했다. 남북이 진정으로 하나 되는 길은 마음속에 있는 갈등과 불신을 없애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해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진흙 속에서 맑고 향기로운 연꽃이 피어나듯, 혼탁한 세상일수록 부처님의 지혜를 등불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22일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불자 1만여명이 참석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2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22일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불자 1만여명이 참석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2

설정스님은 봉축사에서 “분단의 긴 겨울이 지나고 평화의 봄이 찾아왔다. 우리는 지혜와 자비의 정신으로 세상의 평화를 주도하는 주인공이 돼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탐욕과 무지에 대해 깊이 성찰해야 하고 욕망이 충족되는 미래가 아니라 청빈과 자족의 미래를 그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불교계는 3년 만에 남북공동발원문을 발표하고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들은 공동발원문에서 “민족자주의 원칙을 확인한 역사적인 판문점선언은 남과 북이 함께 새로운 역사의 출발을 선포한 신호탄”이며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자주통일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한 역사적 이정표”라고 밝혔다. 이어 “삼천리방방곡곡 이르는 곳마다 평화와 통일의 법음이 높이 울리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웃종교 지도자들도 법요식에 참석해 아기부처님 오신 날을 축하했다. 앞서 천주교와 개신교 등은 부처님오신날 축하메시지를 전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우리 종교인들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자비와 공심”이라며 “이번 봉축표어 ‘지혜와 자비로 세상을 아름답게’처럼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기를 바란다”고 축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이홍정 목사는 “평화를 위한 불자와 그리스도인의 길은 다를 수 없다”며 “생명을 지키고 희망을 만들어가는 길에 불자와 그리스도인의 생각이 다르지 않다. 남북의 화해와 평화를 만드는 일에 함께하자”고 했다.

이번 봉축법요식에는 제주 4.3 희생자 유족회장 양윤경씨, KTX 해고여승무원노조지부장 김승하씨,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노조 지회장 차헌호씨,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공동집행위원장 이종걸씨 등도 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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