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2
‘칸의 제국 몽골’ 특별전(展)이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2

국립중앙박물관 특별展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유라시아에 걸친 대제국을 건설했던 몽골. 유라시아와 유럽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며 많은 국가와 종족의 정치·경제·문화 발전에 커다란 영향을 주기도 했다.

이와 관련, 몽골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칸의 제국 몽골’ 특별전(展)이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렸다.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과 몽골 과학아카데미 역사학고고학 연구소, 몽골국립박물관, 복드 한 궁전박물관이 공동으로 마련했다. 7월 17일까지 진행되는 전시는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몽골 초원에서 일어났던 유목 제국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536점의 유물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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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이 담겨 있는 은제 장식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2

◆제국의 여명

몽골에서 인류가 살기 시작한 것은 적어도 80만년 전이었다. 구석기, 신석기 후 이어진 청동기 시대는 기원전 3천년기 후반에 처음 나타났다. 청동기는 기원전 1천년기 초반부터 널리 쓰였으며, 이 시기에 사용하던 청동 유물의 특징은 여러 동물 형상으로 표현됐다는 것이다. 히르기수르와 판석묘 등의 무덤에서 출토되는 유물은 청동기뿐 아니라 사슴돌과 바위그림에 다양한 동물의 형상이 새겨져 있다.

몽골 지역에는 기원전 3세기 무렵에 ‘흉노’가 최초로 국가를 세웠으며, 이어 ‘선비’와 ‘유연’이 활동했다. 6세기 중반부터 9세기 말까지는 ‘돌궐’ ‘위구르’ ‘키르기즈’가 몽골 지역을 지배했고, 10세기 초에 ‘거란’이 등장했다.

특히 흉노는 중국 진나라와 한나라에 맞설 만큼 강력한 세력을 가지고 동서 문명 교류에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 유목민인 돌궐은 아시아 내륙의 초원과 오아시스 대부분을 하나로 통합한 거대 유목 제국으로 성장했다.

그들이 만든 제사 유적에는 고대 돌궐 문자로 쓴 기록을 포함해 돌궐의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는 중요한 문화유산이 남아 있다.

◆광범위한 유목민의 대외교류

광범위한 유목민의 대외교류는 유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몽골제국의 수도였던 카라코룸과 타반 톨고이의 무덤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당시의 생활상을 잘 보여 준다. 또 흉노의 지배층 무덤 안을 장식했던 직물로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모습이 색실을 이용한 자수로 표현됐다. 이 행사의 내용은 알 수 없으나, 최근에 직물의 원산지가 시리아와 팔레스타인 지역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흉노의 대외교류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그리스 신이 그려진 은제 장식품도 대외교류의 노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장식품은 헬레니즘시대에 신화의 내용을 ‘돋을새김’으로 표현한 것이다.

원래 장식용 접시 등에 붙어 있었지만 어느 순간 분리됐고 마지막에는 몽골의 말갖춤을 꾸미는 용도로 사용됐다. 유럽으로부터 아시아까지, 제작에서 부장품이 되기까지 150여년의 머나먼 여정을 마감한 은제 장식판은 초원의 길이 얼마나 역동적이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고고역사부 윤온식 학예연구사는 “유목민은 성을 쌓지 않았으며 동서 문물 교류를 주도했다”라며 “유목민은 고착화된 틀이 없다보니 다른 문물을 배척하지 않았고 더욱 강하게 제국을 형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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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노의 지배층 무덤 안을 장식했던 직물로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모습이 색실을 이용한 자수로 표현돼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2

◆우리 역사와 유목 국가

역사적으로 보면 고조선과 고구려는 유목 국가인 흉노,돌궐 등과 변경을 마주하며 경쟁을 펼쳤다.고려는 몽골제국의 침략을 받아 큰 시련을 겪었지만 몽골 제국의 등장으로 본격화된 동서 간의 교류를 배경으로 국제 교역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조선 시대에도 몽골어 학습서를 발간해 역관을 양성하는 등 몽골 세력과의 소통을 이어나갔다.

윤 학예연구사는 “실제로 고조선과 흉노는 형제관계였을 정도로 매우 밀접한 사이였다”며 “이후 시대에서도 몽골의 문물이 들어오는 등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윤 학예연구사는 “유목민의 문화적인 특징은 어떤 게 있는 지, 근대제국을 형성하는 과정과 근대제국 형성 후 세계사에 끼친 영향은 무엇인지를 전시를 통해 느껴보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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