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완희 기자]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단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9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단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9

안전진단 강화·양도세 중과

잇단 악재로 매수 문의 ‘뚝’

부담금 앞둔 단지들 초긴장

 

보합세에서 ‘관망세’ 분위기

보유세 예고까지 ‘진퇴양난’

투자 수요 위축 불가피할 듯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강남 재건축 사업이 올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재시행으로 조합이 내야하는 부담금이 예상했던 수준을 뛰어넘으면서 요동치고 있다.

최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의 첫 대상인 서울 반포 현대아파트에, 가구당 1억 3천만원이 넘는 부담금이 산정되면서 강남 재건축 시장의 분위기가 침체되고 있다. 반포 현대의 재건축 부담금은 당초 조합이 내놓은 예상액의 16배였다.

여기에 안전진단 강화와 양도세 중과까지 더해지면서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76㎡는 연초 호가가 최고 16억 5천만원까지 올랐다가 최근 2억원 내린 14억 5천만원에 매물이 나오지만 거래가 잘 되지 않고 있다. 재건축이 언제 될지도 모르는데다가 재건축 부담금도 커져서 그냥 관망하는 분위기라는 인근 부동산 업자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서울집값을 견인하던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는 최근 6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5월 둘째 주(14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강남구(-0.06%)를 비롯해 서초구(-0.02%), 송파구(-0.05%) 등 강남4구 전체는 0.04% 하락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도 연초 최고가에서 1억원 가량 떨어진 매물들이 일부 소진된 후 소강상태다.

이주가 진행 중인 개포동 주공 1단지는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 이달 들어 단지 전체를 통틀어 한두 건 팔리는 데 그쳤다. 이주 막바지에 접어든 둔촌 주공아파트도 이달 들어 2건 거래되는데 그쳤다.

재건축 부담금을 피할 것으로 보이는 서초구 경남3차 아파트도 연초 대비 1억원 이상 떨어진 매물에도 잘 팔리지 않고 있다. 서초구 경남3차 아파트, 서초구 반포 주공 1·2·4주구는 재초환 폭탄을 맞을까봐 관리처분인가가 나기 전까지 계약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반포현대에 이어 재건축 부담금 통지를 앞둔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강남구 대치쌍용2차 등은 초긴장 상태다. 정부가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예정액을 예상보다 높게 책정한 만큼 향후 재건축 단지들도 수억원에 달하는 부담금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담금을 제외하면 조합원의 개발이익이 상당부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초동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의 경우 초과이익을 100% 맞으니깐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돼 있다”며 “현재 거래가 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전에는 보합세였다면 최근에는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가 보유세의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것을 시사하면서 강남의 집값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다음 달 보유세 개편 권고안을 발표할 경우 집주인은 양도세와 달리 집을 소유하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세금이 부과돼 부담이 커지게 된다.

강남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 정책이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 집중되고 있는 데다 보유세도 강화될 전망이어서 투자 수요가 많이 위축돼 있다”며 “재건축 시장은 한동안 약세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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