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월 반도체 빅딜에 반대하는 LG반도체 청주 및 구미공장 직원 7천여명이 서울 여의도에서 'LG반도체 사수 및 생존권 확보'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1999년 1월 반도체 빅딜에 반대하는 LG반도체 청주 및 구미공장 직원 7천여명이 서울 여의도에서 'LG반도체 사수 및 생존권 확보'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생전 강한 애착 가졌던 LG 반도체

정부 ‘빅딜’에 현대그룹으로 넘어가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LG그룹을 세계적인 전자회사로 이끌었던 구본무 회장이 20일 별세한 가운데 그의 아픈 손가락이던 ‘반도체’에 대한 애착이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생전에 ‘한’으로 남은 것이 반도체 사업을 중도에 접은 것이다.

구 회장은 1989년 5월 금성일렉트론을 설립하면서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1995년에는 금성일렉트론을 LG반도체로 상호를 바꿨고 같은 해 상장도 했다.

이후 LG반도체는 D램 등 메모리 반반도체 개발을 통해 성장했으며 구 회장은 반도체 사업의 미래를 보고 LG반도체에 대한 애착을 나타냈다. 또한 1990년대 들어서 반도체 호황기를 맞아 고속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로 주춤한 LG반도체는 1998년 당시 김대중 정부의 ‘재벌 빅딜’에 위기를 맞이한다. 강한 애착으로 LG반도체를 끝까지 지키려 했으나 결국 1999년 7월 회사를 현대그룹에 넘기게 됐다.

애착이 컸던 만큼 LG반도체를 정부에 의해 현대그룹으로 넘긴 구 회장은 충격에 수개월간 집 밖을 나가지 않았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LG일가는 반도체 빅딜을 두고 ‘빼앗겼다’는 표현을 한동안 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구 회장은 반도체 빅딜 과정에 개입했던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등 선을 그었다고 한다.

이후 LG반도체는 현대반도체로 상호를 바꿨고 D램 시장 불황과 유동성 위기로 2001년 현대그룹에서 분리됐다. 현대반도체는 다시 상호를 하이닉스로 바꾸고 11년간 주인 없는 상태로 지낸 끝에 2012년 2월 SK그룹으로 인수됐고 지금의 SK하이닉스로 자리 잡았다.

한편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슈퍼호황’을 맞아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엎으며 급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도시바 반도체를 인수하는 등 세계적인 기업으로 나서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