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8시(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인근 산타페의 산타페 고등학교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해 최소 10명이 사망했다. 사망자는 대부분 학생들로 전해진다. 학교 밖에서 아이를 기다리던 부모로 보이는 이들이 서로 안은 채 오열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18일 오전 8시(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인근 산타페의 산타페 고등학교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해 최소 10명이 사망했다. 사망자는 대부분 학생들로 전해진다. 학교 밖에서 아이를 기다리던 부모로 보이는 이들이 서로 안은 채 오열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 사회를 또다시 총기 참사의 충격 속에 빠트린 텍사스 주 산타페 고교 총격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입으로만 애도와 재발 방지에 대한 약속을 일삼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비판했다.

이날 오전 7시 45분께 휴스턴에서 남동쪽으로 50㎞ 떨어진 소도시 산타페에 있는 산타페 고교에서 이 학교 학생이 총기를 난사해 학생과 교사 1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뉴시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건을 보고 받고 애도를 표하며 “우리 행정부는 총기를 가져서는 안되는 사람들의 총기소지 금지를 위해 모든 힘을 다할 것”이라며 “학생들과 학교를 지키고,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을 위협하는 사람들의 손에서 무기를 빼앗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NYT는 익숙한 반복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17명의 사망자가 나온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 총격 사건 발생 당시에도 “학교 안전을 개선하고 총기 제한을 위해 전미총기협회(NAR)와 의회 내 동맹인 공화당 등 모두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무기 구입을 위한 최소 연령을 높이겠다고 약속했지만 그의 열렬한 후원단체인 NRA 반대에 부딪혀 이를 지키지 못했다. 심지어 최근 NRA에 “수정헌법 2조에 보장된 권리는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한 위협받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수정헌법 2조는 개인의 무기 소유권을 보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텍사스 서덜랜드 스프링스 총격 교회 사건, 플로리다주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사건, 테네시주 내슈빌 와플하우스 사건 등 연이은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국방부 등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들어 미국 내 학교에서 총격 사건으로 숨진 사람이 복무 중 사망한 미군보다 많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비극으로 기록된 라스베이거스 총격 사건 이후에도 행정부의 조치는 반자동 소총을 자동 소총으로 개조하는 범프스톡을 금지하는 것에 그쳤다고 NYT는 꼬집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8일 학내 총격 사건에 대한 논의를 재개하기 위해 학교 안전위원회가 다음주 초 만나 활동을 활성화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 새로운 총기 규제 방안을 논의할 지에 대해 “현 시점에서는 발표할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지는 교내 총격 사건에 총기 규제의 아이콘으로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학생들은 분노를 표출하고 나섰다. 이 사건의 생존자인 재클린 코린은 자신의 SNS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아이들이 살해되고 있는데도 마치 게임인양 취급하고 있다”며 “이건 올해 22번째 학교 총격이다. 뭐라도 하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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