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ㄹ립5.18민주 묘지에서 열린 제38주년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8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ㄹ립5.18민주 묘지에서 열린 제38주년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8

5.18당시 가두방송 진행했던 전옥주씨 실제 출연
“오월광주 정의를 세우다” 국립5.18민주묘지서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오월의 슬픔은 비가 되어 내렸다.

18일 오전 국립5.18민주묘지에 흰 우의를 입은 군중들이 제38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에 참석해 오월 민주 영령 앞에 숙연했다.

왜 그토록 광주를 탄압하고 고립시켰는지, 모든 언론을 통제했는지, 아직도 정확하게 밝혀진 것 하나 없이 37년이 지났다. 그 사이 광주시를 비롯한 5월 3단체, 5.18기념재단에서는 진실규명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했다. 그러나 실제로 시원한 답을 구하진 못했다.

더구나 5.18특별법 제정 통과로 크게 기대를 했던 시민들의 반응은 그저 담담하다. 혹자는 “37년 동안 우리가 원했던 것은 전두환 정권의 진심어린 사과와 유가족과 희생자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는 태도를 원했지만 그것은 지나친 욕심으로 끝나고 말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오월광주, 정의를 세우다”라는 주제로 열린 기념행사는 민주수호를 위해 희생한 영령들의 정신을 계승하고 광주의 아픔에 머물지 않고 평화의 역사, 민주주의의 이정표로 자리매김한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국민과 함께 되새기고자 했다.

이와 관련, 추모공연에는 5.18당시 시민참여 독려를 위해 가두방송을 진행했던 전옥주씨(본명 전춘심)가 실제 출연해 당시 상황을 재연해 5.18의 긴급함을 실감케 했다.

이어 행방불명된 이창현군(당시 8세)과 38년간 아들을 찾아다닌 아버지의 사연을 씨네라마(영화 택시운전사, 화려한 휴가+공연 CINERAMA) 형식으로 전달해 5.18민주화운동의 과정과 의미를 재조명했다.

고(故) 이창현 군은 광주지역에 휴교령이 내려지자 국민학교 1학년이던 이창현은 80년 5월 19일 집에서 나가 귀가하지 않았다. 가족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발견되지 않았고 결국 1994년 5.18행방불명자로 등록됐다.

이날 기념식에는 영화 택시운전사로 널리 알려진 고(故) 위르겐 흰츠페터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5.18의 진실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 노력했던 고(故) 찰스 베츠 헌틀리 목사의 부인 마라 헌틀리, 고(故) 아놀드 피터슨 목사의 부인 바바라 피터슨과 2018광주인권상 수상자인 난다나 마나퉁가 신부가 참석해 5.18영령에 참배했다.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제38주년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된 가운데 이낙연 국무총리가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8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제38주년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된 가운데 이낙연 국무총리가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8

마사 헌틀리 여사는 기념식에서 남편과 대한민국 국민에게 메시지도 전해 참석자들의 마음을 감동시켰다.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 고(故) 김사복씨의 아들 김승필씨도 참석해 광주를 세계에 알린 푸른 눈의 또 다른 광주시민과 만남의 기쁨을 나눴다.

양희승 사단법인 5·18구속부상자회장의 경과보고에 따르면, 5.18민주항쟁은 정권을 찬탈하기 위해 공수부대를 동원해 광주시민을 학살하는 5.17내란 죄에 대항해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전개된 민주·인권 운동이다.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은 시위와 관계없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진압봉으로 가격하는 유혈진압을 사용했고 이에 진노한 시민은 항의했다.

그러나 5월 27일 새벽 4시 계엄군은 도청 뒷담을 넘고 헬리콥터에서 하강하는 합동진압 작전을 전개한다. 이 과정에서 400여명의 시민들이 민주주의와 정의와 인권을 위해서 끝까지 저항했지만 200여명만 살아남아 체포되어 연행되었고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은 결국 패배와 죽음으로 끝나고 말았다.

5월 항쟁기간동안 총 3500여명의 시민들이 연행됐다. 그러나 항쟁의 투쟁정신은 1987년 6월 항쟁으로 되살아나 이땅에 민주주의 꽃을 피웠다. 1990년 광주민주항쟁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이 재정됐고 1997년 전두환 노태우 등이 내란죄로 형벌이 확정되며 518 민주화 운동 국가 기념일이 재정됐다. 2002년 국립 518묘지로 승격 201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으로 등재 2018년 518진상규명위한 특별법이 재정됐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기념사를 통해 “광주는 언제나 역사와 마주했다. 옳은 일은 기쁘게 앞장섰고 옳지 않은 일은 기꺼이 맞섰다. 그것이 광주다. 항상 광주는 새날을 기다렸다. 그 날이 쉽게 올 거 같지 않아도 광주는 기다리며 싸웠다.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고 광주는 늘 맹세했다”고 민주주의 꽃을 피운 광주다움을 치하했다.

그러면서 “역사에서 정의가 끝내 승리하듯, 광주정신은 끝내 승리할 것이다. 광주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80년 5월 광주는 신군부의 정권찬탈을 저지하고 싶었다. 대통령을 내손으로 뽑고 싶었다. 국민의 뜻에 따라 정권이 바뀌는 날을 앞당기고 싶었다. 남과 북이 협력하며 평화롭게 사는 날을 보고 싶었다”고 광주시민이 원하는 바를 대변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한 각계각층이 대표들, 5.18민주화운동 유공자 및 유족, 학생 등 일반시민 등이 참석해 5월 영령의 숭고한 뜻을 기렸다.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제38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가운데 양희승 사단법인 5·18구속부상자회장이 경과 보고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8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제38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가운데 양희승 사단법인 5·18구속부상자회장이 경과 보고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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