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완희 기자] 4일 참고인 신분 경찰 출석하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왼쪽)와 16일 2회 공판 출석하는 김모(필명 드루킹)씨.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6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4일 참고인 신분 경찰 출석하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왼쪽)와 16일 2회 공판 출석하는 김모(필명 드루킹)씨.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6

드루킹, 검찰에 면담요청… “김경수 관련 진술하겠다”

‘수사 축소’ ‘경공모 불처벌’ ‘석방’ 등 조건 내걸어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포털사이트 ‘댓글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드루킹’ 김모씨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의 사건 연루 의혹을 담은 ‘옥중편지’를 언론을 통해 공개한 가운데 앞서 김씨가 검찰을 상대로 ‘거래’를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검찰 등에 따르면 김씨는 재판에 넘겨진 후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검찰에 면담을 요청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 14일 드루킹을 소환해 담당 수사검사와의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김씨는 “현재 경찰에서 수사 중인 댓글조작사건에 대해 검사님께 폭탄 선물을 드릴테니 요구조건을 들어달라”며 김 후보가 댓글 조작 의혹에 연루돼 있다는 진술을 내놓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에 대한 불리한 내용을 진술해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것이다.

드루킹은 또 매크로 등 이용사실을 사전에 김 후보에게 이야기 해주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현재 경찰에서 진행 중인 자신과 경공모 회원들에 대한 댓글조작 범행에 대해 수사 확대와 추가기소를 하지 말고, 현 상태에서 재판을 빨리 종결시켜 바로 석방될 수 있게 해주면 김 후보의 범행가담사실을 검찰 조사로 증언해 검찰에 수사실적을 올리게 해주겠다고 했다.

수사검사는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사건에 대해 수사를 축소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경찰에 그런 지시를 하는 등의 요구도 들어 줄 수 없다”며 김씨의 제안을 즉각 거절했다.

이에 드루킹은 검찰이 자신의 요구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경찰조사에서 ‘폭탄 진술’을 하고 변호인을 통해서 조선일보에 다 밝히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검사는 현재 진행 중인 경찰의 경공모 회원들에 대한 지속적인 수사가 긴요하다고 판단했고 또한 드루킹의 요구조건을 받아 수사를 축소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생각해 “경찰에 가서 사실대로 진술하고 알아서 하라”는 취지로 답변하고 면담을 중지했다.

검찰은 면담 직후 해당 사실을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전화로 알렸다. 김씨가 거래를 시도할 수 있으니 수사에 참고하라는 취지다. 김씨는 전날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의 ‘거래’ 시도가 무산되자 김씨는 변호인을 통해 조선일보에 A4 용지 9장 분량의 옥중 편지를 보냈다.

해당 편지에서 김씨는 “2016년 9월 김경수 의원이 파주의 제 사무실로 저를 찾아왔을 때 상대 측의 이 댓글기계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며 “2016년 10월에는 저들의 댓글기계에 대항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만들 것을 결정하고 김 의원에게 ‘일명 킹크랩’을 브리핑했다”고 밝혔다.

이어 “프로토타입으로 작동되는 모바일 형태의 매크로를 제 사무실에서 (김 의원에게) 직접 보여주게 됐다”며 “김 의원은 그때 카니발을 타고 제 사무실에 와서 2층의 강의장에서 제 브리핑을 받은 후 모바일 매크로가 작동되는 것도 직접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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