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완희 기자] 4일 참고인 신분 경찰 출석하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왼쪽)와 16일 2회 공판 출석하는 김모(필명 드루킹)씨.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6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4일 참고인 신분 경찰 출석하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왼쪽)와 16일 2회 공판 출석하는 김모(필명 드루킹)씨.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6 

옥중 탄원서 ‘짓밟힌 자의 마지막 항변’ 언론 공개
“검찰 수사 ‘축소’ 느낌 받았다… 특검법 수정해야”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인터넷 포털 댓글조작 혐의로 구속된 ‘드루킹’ 김동원씨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 앞에서 댓글 매크로 프로그램을 시연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김씨는 17일자로 작성된 ‘드루킹의 편지-짓밟힌 자의 마지막 항변’이란 제목의 탄원서에서 “2016년 9월 김경수 의원이 파주의 제 사무실로 저를 찾아왔을 때 상대 측의 이 댓글기계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고, 2016년 10월에는 저들의 댓글 기계에 대항하여 매크로 프로그램을 만들 것을 결정하고 김경수 의원에게 ‘일명 킹크랩’을 브리핑하고 프로토타입으로 작동되는 모바일 형태의 매크로를 제 사무실에서 직접 보여주게 됐다”고 주장했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한 이유에 대해선 “한나라당 측 선거 관계자로부터 2007년 대선에 사용되었던 ‘댓글기계’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입수하게 됐다”며 “이것은 제 블로그에서도 언급했고, 경찰 관계자들에게도 이야기한 바가 있다. 그때 비로소 2007년과 2012년 대선의 패배가 이 댓글기계부대의 맹활약 때문임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김경수 의원은 그때 카니발을 타고 제 사무실에 와서 2층의 강의장에서 제 브리핑을 받은 후 모바일 매크로가 작동되는 것도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그때 제가 ‘이것을 하지 않으면 다음 대선에서도 또 질것입니다. 모든 책임은 제가 지고 문제가 생기면 감옥에 가겠습니다. 다만 의원님의 허락이나 적어도 동의가 없다면 저희도 이것을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고개를 끄떡여서라도 허락해 주십시오’라고 말했고, 김경수 의원이 고개를 끄떡여 저는 ‘그럼 진행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김씨는 실전으로 쓸 매크로 프로그램을 만든 때는 2016년 10월 송민순 회고록 사태가 터진 시기였다고 기억했다. 

그는 “모든 회원들이 밤잠을 못자고 십여일을 손수 댓글과 추천을 달아 사태를 막았다. 그러나 매일 밤을 세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며 “그래서 매크로 제작에 들어갔고, 김경수 의원에게 보고하고 개발이 진행됐으며, 이때부터 매일같이 손으로 작업한 기사들의 목록을 김 의원에게 텔레그램 비밀방으로 일일보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매일, 적어도 저녁 11시에는 확인했다”며 “이렇게 보고하고 확인하는 관계를 통해 저는 김 의원과 이 일에 대해 신뢰를 가지고 함께하고 있다고 생각했으며, 김 의원은 보고된 기사의 댓글이 베스트로 되어 있지 않으면, 꼼꼼하게 왜 그런지 이유를 되물어 오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혐의와 댓글조작 파문을 둘러싼 검찰과 경찰의 수사 태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씨는 “경찰은 비교적 열심히 수사했으나, 검찰에 왔을 때는 사건이 매우 축소되는 느낌을 받았고, 이에 관련해서는 제가 아직도 경찰, 검찰 조사 중이니 언급이 두렵다”며 “특검에서 이 부분을 꼭 수정 통과시켜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현재 여야에서 큰 틀에서 합의한 특검 추천 방식이 수사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담보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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