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3월 29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 참석한 모습. (출처: 연합뉴스)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3월 29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 참석한 모습. (출처: 연합뉴스)

“엄중 사태 해결 않는 한 南과 마주앉기 쉽지 않을 것”

청와대 “중재자 역할 좀 더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남북 고위급회담이 무기한 연기된 가운데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북남 고위급 회담을 중지시킨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앉는 일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리 위원장은 17일 남북고위급회담 무산 책임과 관련한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하고 “차후 북남관계의 방향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행동 여하에 달려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우리 정부가 북측에 유감 표명과 함께 회담에 조속히 응할 것을 촉구하는 통지문을 보낸 것과 관련해 그는 “남조선당국은 우리가 취한 조치의 의미를 깊이 새겨보고 필요한 수습 대책을 세우는 대신 현재까지 터무니없는 ‘유감’과 ‘촉구’ 따위나 운운하면서 상식 이하로 놀아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남조선 당국은 완전한 ‘북핵 폐기’가 실현될 때까지 최대의 압박과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미국 상전과 한짝이 되여 역대 최대 규모의 연합공중전투 훈련을 벌려 놓고 이것이 ‘북에 대한 변함없는 압박 공세의 일환’이라고 거리낌 없이 공언해 댔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조선 당국이 우리를 언제 쏟아질지 모를 불소나기 밑에 태평스레 앉아 말 잡담이나 나누고 자기 신변을 직접 위협하는 상대도 분간하지 못한 채 무작정 반기는 그런 비정상적인 실체로 여겼다면 그보다 더 어리석은 오판과 몽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회담 무산의 원인인 침략전쟁 연습의 타당성 여부를 논하기 위해서라도 회담을 열어야 한다는 남조선 당국의 괴이쩍은 논리는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화해의 흐름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제거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북침전쟁연습을 합리화하고 역겨운 비방 중상을 지속시켜보려는 철면피와 파렴치의 극치”라고 주장했다.

앞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이날 오전 7시부터 1시간 가량 열린 NSC 상임위에선 북한이 남북 고위급 회담 연기를 통보한 것과 관련한 대책 논의 결과 고위급 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위해 북한과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위원들은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여러 채널을 통해 한미, 남북 간 입장조율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함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참관, 6.15공동행사 준비 등 판문점 선언 이행 작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우리 정부나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오는 22일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우리가 파악하는 북한의 입장과 태도를 충분히 전달한 다음 북한에도 미국의 입장과 견해를 충분히 전달해 접점을 넓혀 나가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취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남북은 고위급회담을 16일 열기로 했으나, 북한은 당일 오전 0시 30분께 북측 고위급회담 대표단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으로 한미연합훈련인 ‘맥스선더’를 비판하며 고위급회담의 무기한 연기를 우리 측에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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