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전 광주시민은 신군부 세력의 희생양이었다. 당시 국민은 신군부 세력이 집권 시나리오에 따라 실행한 5.17 비상계엄 전국 확대 조치로 인해 발생한 헌정파괴·민주화 역행에 항거했다. 그러나 신군부는 유독 광주에만 공수부대를 투입해 진압했다. 명분은 간첩들이 시위를 조장한다는 것이었다. 

당시 시위에 나섰던 시민들은 무참히 희생당했지만 이를 제대로 보도하는 대한민국의 언론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모든 언론이 신군부가 주장하는 내용만 그대로 실었다. 광주에서 빚어지는 참상에 대해 한 줄도 언급하지 않는 언론에 광주 시민은 분노했다. 5.18의 진실은 외신기자의 보도로 해외에 먼저 알려졌다. 독일 제1공영방송 ARD의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가 5.18광주민주화운동과 그 참상을 세계에 처음으로 알렸다. 이를 기점으로 1995년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고 희생자에 대한 보상 및 희생자 묘역 성역화가 이뤄졌다. 이어 1997년 ‘5.18민주화운동’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해 정부 주관 기념행사가 열렸다. 

5.18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희생자만 있을 뿐 가해자가 뚜렷하지 않다. 왜 헬기까지 동원해 민간인을 학살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잘못된 역사는 진실규명과 참회에서 비롯된다. 진실을 모르고 참회하지 않으면 용서할 수도 없기에 앞으로 나갈 수 없다. 

세월호 침몰 당시 희생자가 구조됐다는 오보부터 온갖 오보가 난무했다. 이를 기점으로 대한민국 언론계에는 자정운동이 일어났다. 해서 세간에는 대한민국 언론은 세월호 전후로 나뉜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38년 전 오늘 대한민국 언론이 바로 설 기회가 있었다. 5.18사태를 제대로 알린 언론이 있었다면, 대한민국의 근대사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언론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것을 5.18이 다시 일깨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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