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 북한판 이이제이(以夷制夷)
[통일칼럼] 북한판 이이제이(以夷制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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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 

 

옛 고사성어에 이이제이(以夷制夷)라는 말이 있다. 글자 그대로 오랑캐로 오랑캐를 친다는 의미이고, 현대에 들어 공산주의 세력들이 이런 전략에 탁월하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는 것인데, 기적의 땅,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이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참으로 기괴하고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하겠다. 

북한은 16일 새벽 3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남북 고위급 회담 중지를 공식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보도에서 “남조선 전역에서 우리를 겨냥하여 벌어지고 있는 이번 훈련은 판문점 선언에 대한 로골적인 도전이며 좋게 발전하는 조선반도정세흐름에 역행하는 고의적인 군사적 도발”이라며 “우리는 남조선에서 무분별한 북침전쟁소동과 대결란동이 벌어지는 험악한 정세 하에서 16일로 예견된 북남고위급회담을 중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되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심을 슬쩍 드러내 보인 것이 바로 다음의 내용인데, 

“특히 남조선당국은 우리와 함께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 노력하자고 약속하고서도 그에 배치되는 온당치 못한 행위에 매달리고 있으며, 천하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선언을 비방 중상하는 놀음도 버젓이 감행하게 방치해 놓고 있다”며 태영호 전 공사를 정면으로 지목하였고, 여기에 부합하기 위해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매국노 태영호를 추방하라는 청원 글이 올라오고 있다고 한다. 참으로 미쳐 돌아가는 세상에 걸맞는 현란한 과정이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을 것 같다.

이미 그전에는 종편방송의 북한식당 여종업원 등의 인터뷰로 발생한 사안이 있었는 바,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정치 공작적 흐름이 농후한 가운데, 탈북인 신분상 외부공개가 어려운 보호대상자의 개인정보유출과 신원공개는, 전체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불법사찰과 같은 범죄행위이고, 대한민국에 정착한 3만여 탈북인들의 생존이 걸린 중대한 사안임에도 이에 대한 우리국민의 무감각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여기서 더 나아가 판문점 선언이 무슨 헌법 전문이라도 된 것인 양, 이에 조금이라도 훼손되는 행동이 있을 때는 대한민국 국민 누구도 추방 내지 북송대상자가 될 것 같은 분위기다. 모택동, 스탈린, 히틀러가 이에 비할 바가 아니다. 

사실 북한의 각종 회담전술에서 보면 언제나 남북관계는 미국에 비해 항상 하위변수 내지 종속변수였음에도, 대북 유화적인 정부가 들어서면 마치 자신들이 한반도평화의 모든 키를 한손에 쥐고 있듯이 착각하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 냉탕, 온탕을 그렇게도 반복했음에도 머릿속에 인식되는 게 없다는 것은 바보 아니면 종북(從北) 둘 중 하나 아니겠는가. 
어쨌든 미국과의 관계에 비해 하위변수라는 차원에서 적절한 길들이기가 시작됐는데, 자연스럽게 현 정부는 남북한 평화분위기 운운하며 우리 국민에 대한 통제, 억압을 전방위적으로 펼칠 것으로 보인다. 명백한 북한판 이이제이가 아닐 수 없다.

태영호 전 공사와 북한 여종업원에 대한 추방요구의 수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자유진영의 국민들은 우리도 같이 추방하라고 일어설 때가 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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