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리는 감리위원회에 참석하기 전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기자들과 만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7
17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리는 감리위원회에 참석하기 전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기자들과 만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7

“분식회계 오해, 투명하게 밝히겠다”

에피스 지분법 변경 IFRS 따른 것

차기 감리위부터 대심제 운영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17일 “분식회계는 말이 안 된다. 오해가 있는 모든 부분을 회사가 인내심을 갖고 투명하게 밝히겠다. 엄청난 충격에서 벗어나고 세계적으로 명예 실추가 돼 있는데 빠른 시일 내에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최종 결론이 나기 전에 금융감독원이 회계기준 위반이라고 사전조치통보한 것과 관련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태한 사장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16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에 대한 감리위원회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 사장은 이날 오후 3시 50분께 정부서울청사 1층 로비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현장에 대기 중이던 기자들과 만나 10여분간 격앙된 목소리로 입장을 전했다.

그는 “2011년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50명 직원과 시작해 현재 7년 만에 의약품 위탁생산업체(CMO) 세계 1위에 올랐다. 바이오시밀러 부분은 바이오에피스 합작을 통해 판매 승인 받은 제품만 5개”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같은 회사는 의약품 품질에 대한 보증과 함께 작성·제공하는 자료의 신뢰성이 생명”이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또 “이 사건은 2015년도에 대한 사건”이라며 “바이오에피스의 지분법 전환과 관련해 당시 금융감독원을 포함한 관련 기관들이 1,2,3차 검증한 자료로, 문제없이 나갔고 이 자료는 현재 변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분식회계 논란에 대한 쟁점은 삼성바이오의 자회사인 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연결)에서 관계회사(지분법)로 변경한 것이 적정한지 여부다. 김 사장은 미국회계기준(US-GAAP)과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은 95%가 같지만, 면밀히 보면 애매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에피스의 공동투자기업인 미국 바이오젠은 미국회계기준을 적용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을 적용했기 때문에 회계처리 부분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바이오젠은 에피스에 대해 최대 지분 50%-1주까지 취득할 수 있는 콜옵션이 있는데 2015년이 되면서 바이오시밀러 시장 가능성이 대두되는 등 여건이 좋아져 콜옵션 행사 비용보다 콜옵션에 따른 지분 가치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콜옵션이 실행되면 연결법에서 지분법으로 바꾸지만, 한국은 추가 지분 가치가 높은 상태가 되면 재무제표를 연결법에서 지분법으로 변경하기 때문에 K-IFRS 기준을 따랐다는 주장이다.

한편 감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김학수 증권선물위원 주재로 진행됐으며 김태한 사장 등 삼성바이오 측은 오후 4시부터 참석해 금감원의 분식회계 주장에 반론을 제기한다.

감리위는 정식 회의 개최를 선언하기 전 1시간 동안 회의 진행방식 등에 간담회를 가졌다.

감리위원 8명은 삼성바이오 측이 요청한 대심제의 필요성에 공감했으나, 차기 회의부터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대심제는 일반 재판처럼 금감원과 삼성바이오 측이 동시에 입장해 공방을 벌이는 방식이다.

금융당국은 이후 추가 감리위를 열더라도 내달 7일 증선위에 감리위 논의결과를 보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일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사로 본 것은 회계기준 위반”이라고 삼성바이오에 사전조치통보를 하면서 이 사실이 외부에 공개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한 이후 매년 적자를 내 2014년까지 3천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해왔다. 2015년 말 자회사인 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하고 기업가치를 장부가액이 아닌 공정가액으로 산정하면서 4조 5천억원대의 회계상 이익을 냈으며 그해 1조 9천억원의 흑자를 봤다. 이후 삼성바이오는 2016년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논란이 삼성그룹의 경영승계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면서 관련 내용도 감리위에서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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