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밤 라마단 기도회가 열린 이스탄불의 에이위프술탄사원. (출처: 연합뉴스) 2018.5.15
15일 밤 라마단 기도회가 열린 이스탄불의 에이위프술탄사원. (출처: 연합뉴스) 2018.5.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무슬림들이 한 달 동안 일출 때부터 일몰까지 금식과 금욕생활을 하는 ‘금식성월’ 라마단 기간이 17일 시작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이란 등 이슬람국가의 종교 기관은 이슬람력(히즈라력)으로 9번째 달인 라마단의 첫날이 이날부터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무슬림의 5대 종교적 의무 중 하나인 라마단 기간은 마호메트가 알라에게 계시를 받은 달을 기리는 성월로 지켜진다.

무슬림들은 태음력을 사용하며 각국의 달 관찰 방식에 따라 라마단 개시일이 하루 이틀 차이가 난다. 미국에선 몇몇 모스크가 다른 모스크보다 하루 빠른 16일을 개시일로 잡았다.

무슬림은 단식을 배고픔을 통한 자기 수련의 한 과정으로 여긴다. 하나님을 공경함과 동시에 그에 대한 순종을 실천으로 증명하는 것을 의미한다. 단식을 함으로써 모든 죄와 잘못으로부터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아울러 자신을 정화하는 수단이자 정신을 일깨우고 인내를 가르치고 오만을 없애고 희사를 촉구하게 한다고 믿는다.

라마단 기간에는 욕망을 절제하고 어려운 이웃을 돌아본다는 것이므로 식음뿐 아니라 성욕, 물욕 등을 추구하는 정신·육체적인 일도 최소화한다. 또 불우이웃에 대한 기부와 자선도 권장한다. 금식하는 무슬림들을 위해 육체노동의 강도는 낮추고 휴식 시간을 늘리는 등 조처가 이뤄진다.

이슬람권 나라로 관광을 가거나 출장을 갈 경우 관공서, 민간기업 등 업무시간을 오후 2~3시까지로 줄이는 곳도 많다는 사실을 알아두면 좋다. 또 현지에선 나이트클럽과 사우나, 가라오케 등 영업도 중지되거나 영업시간이 제한됐다. 이 기간 심하게는 이슬람 과격단체들이 술 판매 업소를 습격하는 일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임신부나 환자, 15세 미만의 어린이, 여행자 등은 라마단에서 제외된다.

금식과 금욕을 한다고 해서 음식을 아예 먹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해가 뜨기 전(수루크) 죽과 같은 음식을 간단히 먹고, 해가 지는 시각(마그리브)에 맞춰 대포와 같은 신호음이 울리면 저녁기도를 마친 뒤 대추야자로 허기를 잠시 달래게 된다. 이후 가족과 이웃, 친구 등을 집으로 초대해 성대한 저녁(이프타르)을 심야까지 먹으며 친교를 쌓는다.

한편 라마단이 끝나면 알라(하나님)에게 감사하고 서로를 격려하기 위해 ‘이둘 피뜨르(eidul fitr)’라는 축제가 열린다. 우리나라의 전통 명절인 추석이나 설날과도 같으며, 전 세계 모든 무슬림들이 함께 축하하고 기뻐하는 날이다.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둘 피뜨르는 축제예배를 시작으로 3일 동안 친척과 친지들을 방문해 선물을 교환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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