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오전(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의 귀국을 축하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오전(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의 귀국을 축하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여전한 ‘비핵화’… 다른 방법 여지

백악관 “볼턴 아닌 트럼프 모델”

슈퍼매파볼턴도 말투에 변화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북한이 최근 남북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무기 연기’하고 북미정상회담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트럼프는 이날 9건의 트위터를 했지만 정작 북한과 관련한 내용을 담은 트윗은 올리지 않았다.

이날 백악관에서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질문을 받았지만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만 했다.

하지만 여전히 한반도 비핵화를 주장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면서 여전한 비핵화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밝힌 ‘비핵화’에 대해선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을 언급하지 않으며 다른 방식의 비핵화 방법에 대한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원칙을 계속 고수하면서 압박을 가하자 북한이 판을 엎어버릴 기세기 때문이다. 이에 미 행정부는 대북 협상 기조 변화 가능성을 밝혔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여전히 희망적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히며 “‘볼턴 모델’이 아닌 ‘트럼프 모델’로 간다”면서 비핵화 원칙 변화를 시사하기도 했다.

이어 “만약 회담이 열린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준비됐으며, 만약 열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현재 진행 중인 최대 압박 전략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계속해서 강성 발언을 쏟아내던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하는 진짜 전략적인 결정을 내렸느냐 하는 기본적인 문제로 돌아가게 된다”며 “그들이 그런 결정을 내렸다면 우리가 그들의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방법을 알고 핵무기와 다른 것들을 오크리지로 옮길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자신이 제시한 게 여러 비핵화 방법 중 고려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라면서 북한의 반발을 누그러뜨리려 한 것으로 보인다.

대니얼 러셀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워싱턴포스트(WP)에 대니얼 러셀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쇼(diplotainment·외교+엔터테인먼트)’라는 국제관계의 새로운 범주를 만들어냈으며 싱가포르 정상회담은 이 쇼의 정점을 보여줄 것”이라며 CVID와는 다른 비핵화가 이루어질 가능성에 대해서 언급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박정현 한국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열중하고 관심을 두게 하려는데 초점을 너무 맞춰왔다. 문재인 대통령도 비슷한 일을 하고 있다”며 “그는 정상회담과 다른 회담들을 TV에 보여줌으로써 시청자와 대상의 친밀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 결과는 김정은을 인간적으로 보이게 함으로써 김정은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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