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불꽃페미액션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가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은 여성의 목소리에 응답하라, 몰카수사 경찰 태도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불꽃페미액션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가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은 여성의 목소리에 응답하라, 몰카수사 경찰 태도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7

“경찰 편파수사에 박탈감 느낀다”
경찰 “수사속도 비슷, 성차별 아냐”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홍익대 회화 수업 중 동료 남성의 나체 사진을 찍어 유포한 여성모델이 구속된 가운데 여성들이 “수사기관은 불법촬영 범죄에 대해 성별에 관계없이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불꽃페미액션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등 여성단체들은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은 여성의 목소리에 응답하라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은 불법촬영·유포 범죄자가 남성일 경우에도 이번 사건과 같이 적극적인 수사를 펼쳐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단체는 “이번 ‘홍대 몰카 사건’에서는 일반적으로 불법촬영 성 범죄자에게 이뤄지지 않던 구속수사가 진행됐다”며 “여성들은 불법촬영 남성가해자에게 찾아보기 힘들었던 구속수사를 벌이는 경찰의 태도 차이에 절망감을 느꼈다”고 호소했다.

이어 “경찰은 그 동안 여성들의 불법촬영 가해자 구속수사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여성들의) 행실이 올바르지 못해서 그런 피해를 당한 것이 아니냐는 등의 2차 가해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하지만 여성이 가해자가 되는 순간 가해자는 순식간에 구속됐다”며 “또 경찰은 피해촬영물이 올라온 해외 서버 인터넷 커뮤니티 운영자와 2차 가해자에 대한 추적조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앞서 홍대 회화과 수업에서 동료 남성의 나체 사진을 몰래 찍어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에 게시한 혐의를 받는 여성모델 안모(25, 여)씨가 경찰 수사 이후 법원의 판결을 받아 구속됐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수사 속도는 남성 가해자를 대상으로 한 것과 같다”며 “성차별적 수사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은 범행 장소와 사건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 등을 특정할 수 있어 빠른 수사진행이 가능했다”이라며 “피의자 성별에 따라 수사 속도를 달리 하거나 불공정하게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불꽃페미액션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가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은 여성의 목소리에 응답하라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불꽃페미액션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가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은 여성의 목소리에 응답하라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7

이에 대해 서승희 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9일이라고 하는 시간을 감안했을 때 이번 사건의 수사 속도는 그다지 빠른 편은 아니다”며 “다만 이번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과정이 압수수색, 현장검증, 추적수사, 2차 가해에 대한 내용 수집 등의 고급 수사로 진행되면서 과거 불법촬영의 가해자가 남성일 경우와 달리 굉장히 이례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경찰이 수사 속도에 있어서 차이가 없었다고 말하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대응”이라며 “핵심은 속도가 아닌 적극성 부분에서 완벽히 차이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단체는 불법촬영·유포 범죄에 대해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하며 ▲몰카 범죄에 대한 구속수사 ▲가해자의 거주지 등 현장검증 및 압수수색 실시 ▲2차 가해 증거 경찰 직접 수집 ▲해외 서버 인터넷 플랫폼 운영자 추적·처벌 등을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한편 오는 19일 ‘불법촬영 편파수사’를 규탄하는 시위가 혜화역 일대에서 열린다. 집회에는 ‘분노’를 뜻하는 붉은색 옷을 입은 여성들만 참석할 수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불꽃페미액션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가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은 여성의 목소리에 응답하라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불꽃페미액션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가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은 여성의 목소리에 응답하라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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