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완희 기자]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으로 구속된 김모(필명 드루킹)씨와 공범으로 지목된 박모(필명 서유기)씨가 지난달 20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박모씨는 포털 댓글에 ‘공감’ 클릭 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0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으로 구속된 김모(필명 드루킹)씨와 공범으로 지목된 박모(필명 서유기)씨가 지난달 20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박모씨는 포털 댓글에 ‘공감’ 클릭 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0

검찰 “진술 확보”… ‘대선 여론 조작’ 혐의로 발전할 수 있어
경찰, 대선 전 기사 약 2만건 집중분석… 확인되면 여권에 타격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포털 댓글 여론조작 사건의 공범인 ‘서유기’ 박모씨가 검찰에서 “지난해 대선 전부터 불법 댓글 작업을 했다”고 진술한 사실이 공개됐다.

검찰은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드루킹 김씨의 재판에서 “공범인 ‘서유기’ 박씨가 대선 전부터 킹크랩을 구축해 댓글 작업을 계속해 왔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는 드루킹 일당이 지난 대선 때도 댓글 여론조작을 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진술이다.

검찰은 “김씨 등이 작년 1월경 ‘킹크랩’을 구축한 후 이때부터 뉴스 댓글 순위를 조작해 여론이 왜곡된 사태가 이 사건의 실체”라고 지적했다.

‘킹크랩’은 동일작업을 반복하는 매크로 기능을 비롯해 유동 아이피(IP) 기능, 네이버 자동 로그인·로그아웃 기능 등이 있는 댓글 조작 등에 사용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드루킹 일당은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임대한 서버 내에 킹크랩을 구축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유기는 킹크랩을 이용해 댓글 조작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드루킹 일당의 핵심 멤버다. 그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활동자금을 위해 김씨가 설립한 비누업체 ‘플로랄맘’의 대표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서유기는 네이버의 댓글 순위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15일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드루킹 등과 함께 지난 1월 17일 오후 10시부터 이튿날 오전 2시 45분까지 네이버 뉴스에 달린 문재인 정부 비판 댓글 50개에 2만 3813회의 ‘공감’ 댓글을 집중적으로 클릭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드루킹 일당이 댓글 작업을 한 기사 9만여건을 조사하면서 대선 전 기사 1만 9000건을 분석해 킹크랩을 이용한 불법 여론조작이 있었는지 확인 중이다.

수사 당국이 이날 공개된 서유기의 진술과 일치하는 증거를 확보할 경우, 드루킹 사건은 변곡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드루킹 수사가 그간 밝혀진 수준을 넘어서 ‘대선 여론조작’이라는 사건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드루킹과의 연루 의혹을 받는 김경수 의원 등 여권을 향한 야권의 정치적 공세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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