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출처: 뉴시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출처: 뉴시스)

표면적으론 ‘맥스선더’ ‘태영호’ 비판

전문가 “북미회담 앞서 몸값 올리기”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북한이 16일 오전 0시 30분 한미 연합훈련과 일방적 핵 포기 강요를 비판하면서 남북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하고, 북미정상회담을 원점에서 재고 가능성을 제기했다.

북한의 이런 급변하는 태도 변화는 남한을 겨냥한 듯하면서 미국을 노리는 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북한의 대외적인 반발 명분은 두 가지다. 한미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과 태영호 전 공사의 발언이다.

북한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1일부터 남조선 당국은 미국과 함께 남조선 전역에서 우리에 대한 ‘2018 맥스 선더’ 연합공중전투훈련을 벌여놓고 있다”며 “이번 훈련은 판문점 선언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며 좋게 발전하는 조선반도(한반도) 정세 흐름에 역행하는 고의적인 군사적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또 태 전 공사를 향해선 “‘천하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 선언을 비방 중상하는 놀음도 버젓이 감행하게 방치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북한의 이번 결정은 사실상 지난 1월 이후 숨 가쁘게 달려온 남북관계의 ‘숨 고르기’ 차원이란 분석도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새벽에 발생한 상황에 대해 청와대 안보실 관계자들이 통일부·외교부·국방부 등 관련 부처와 긴밀히 전화 통화를 하고 논의를 했다”며 “북한이 보내온 전통문의 정확한 뜻이 무엇인지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함께 발표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 의도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공개적으로 겨냥했다.

담화는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공개적으로 밝혀온 리비아식 선핵폐기 후보상 방식을 강하게 비판하며 정상회담에 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해외 전문가들은 이 담화에 대해 회담 자체를 무산시키기보다는 북한이 주도권을 지기 위한 압박 전술로 분석했다.

외교전문매체 디플로매트의 편집장 앤킷 팬더는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얼마나 북미정상회담과 한반도 비핵화를 원하는지 시험해 보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북한은 과거에도 회담에 앞서 판돈을 올리는 옛날 방식으로 돌아가고 있다”면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외교활동으로 정상국가의 선의를 손상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이런 강력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별다른 조치 없이 북한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또 성명을 통해 “북한이 밝힌 내용에 대해 자체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면서 “동맹국들과 긴밀하게 지속적으로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북한의 고위급회담 무기 연기 통보와 관련해 유감 표명과 회담에 조속히 호응해 나올 것으로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우리 측 입장을 통지문으로 북한에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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