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60조 돌파도 가능할듯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 규모가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4월 말 전세자금대출 총 잔액이 약 52조 342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46%(25조 321억원)나 증가한 수치로, 작년 1월(42.48%)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총 잔액은 2016년 8월 3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8월 40조원, 올해 3월 50조원을 넘어서며 급증하고 있다. 이 기세라면 연내 60조원 돌파도 예상된다.
은행권은 당국이 연달아 내놓은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부채 규제가 전세자금대출 잔액 증가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서울 등 투기지역의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집값의 40%에 묶여있지만, 전세자금대출은 전세보증금의 80%까지 받을 수 있다.
최근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자 가용자금이 부족한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대출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전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이와 함께 주택가격 상승세 둔화와 역전세난 소식 속에 조만간 부동산 시장이 꺾일 것이라는 기대도 전세 수요를 늘리고 있는 원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4월 기준 서울 지역의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7억4418만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절반 수준인 4억 2776만원이었다.
LTV 규제(40%)를 고려했을 때 서울에서 중위가격의 아파트 한 채를 구입하려면 대출을 제외한 순수 개인자금이 4억 4천만원 이상 필요한 반면 전세의 경우 8천만원 정도만 있으면 나머지는 대출금으로 충당할 수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