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 참석, 함께 입장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 참석, 함께 입장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북한이 16일 판문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남북고위급회담을 당일 새벽 무기한 연기 통보를 보내왔다.

북한은 이날 자정을 넘긴 0시 30분쯤 고위급회담 북측 대표단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한미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문제 삼아 남북고위급회담을 중지하겠다고 통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한미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비난하며 16일로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오전 3시께 송고한 ‘조선중앙통신사 보도’에서 이를 공식화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우리는 남조선에서 무분별한 북침전쟁 소동과 대결 난동이 벌어지는 험악한 정세 하에서 16일로 예견된 북남고위급회담을 중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중지 이유를 밝혔다.

또 중앙통신은 “11일부터 남조선 당국은 미국과 함께 남조선 전역에서 우리에 대한 공중 선제타격과 제공권 장악을 목적으로 대규모의 ‘2018 맥스 선더’ 연합공중전투훈련을 벌려놓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남조선 전역에서 우리를 겨낭하여 벌어지고 있는 이번 훈련은 판문점 선언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며 좋게 발전하는 조선반도(한반도) 정세 흐름에 역행하는 고의적인 군사적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통신은 “특히 남조선 당국은 우리와 함께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 노력하자고 약속하고서도 그에 배치되는 온당치 못한 행위에 매달리고 있으며 천하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 선언을 비방 중상하는 놀음도 버젓이 감행하게 방치해놓고 있다”고 거론했다.

또 통신은 “선의를 베푸는 데도 정도가 있고 기회를 주는 데도 한계가 있다”며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은 그 어느 일방의 노력으로써는 이행될 수 없으며 쌍방이 그를 위한 유리한 조건과 환경을 힘을 모아 조성해나갈 때 비로소 좋은 결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당초 북한은 15일 오전 일찍 고위급회담을 16일에 개최하자고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우리 측에 먼저 제안해왔다. 그러나 15시간 만에 일방적으로 취소한 셈이다.

정부는 통일부와 국가정보원 등 유관부처를 중심으로 북한이 갑자기 회담 중지를 밝힌 배경을 분석하며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북한이 남북관계는 물론 내달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 입장은 유관부처 협의를 거쳐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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