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5.18의 진실을 알린 고(故) 피터슨 목사의 부인 바바리피터슨 여사가 광주를 찾아 15일 오후 5시 광주5.18기념재단 시민사랑방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5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5.18의 진실을 알린 고(故) 피터슨 목사의 부인 바바리피터슨 여사가 광주를 찾아 15일 오후 5시 광주5.18기념재단 시민사랑방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5

마사 헌틀리·바바리 피터슨 여사 방한

“전두환 무력진압에 5.18 발발” 강조

헬기 기총사격·기독병원 상황 등 증언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5.18 광주의 참상을 세계에 알린 고(故) 찰스 헌틀리 목사와 아놀드 피터슨 목사의 부인들이 15일 광주 5.18기념재단에서 당시를 회고하며 그날의 실상을 증언했다.

마사 헌틀리(76)와 바바리 피터슨(71) 여사는 이날 광주 5.18기념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항쟁 당시 전두환씨가 쿠데타를 일으켜 무고한 광주시민이 죽거나 다치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5.18이 북한 특수군 개입에 의한 것이라는 설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못박고 “광주시민은 민주화를 열망하는 시위와 운동을 했고 계엄군 총칼에 쫓기면서도 용감하게 맞섰다”며 “전두환씨가 자기 집권을 위해 무력을 써 희생이 컸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5.18 당시 헬기 사격 사실과 관련해 피터슨 여사는 “남편과 함께 사택 2층에서 헬기가 기총 사격하는 것을 보고 두 아들을 지하실로 대피시켰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헬기 사격에 대해서는 피터슨 목사도 1995년 5.18 회고·증언록을 통해 “당시 사택 2층에서 계엄군의 헬기 기관총 사격을 목격했다”고 공식화했었다.

헌틀리 여사는 5.18 당시 계엄군에 부상을 입은 광주시민이 서로를 도우면서 병원으로 옮겼던 일, 미국 한 언론매체에 잘못 보도된 사실을 바로 잡은 일, 다친 광주시민 22명을 집에서 간호한 일화 등을 소개했다.

이어 최규하 전 대통령과 얽힌 일화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헌틀리 여사는 “당시 남편이 청와대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광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던 최규하 전 대통령이 자신의 친척을 우리 사택으로 보냈다”며 “최 전 대통령의 친척인 ‘미스 김’을 기독병원에 데려가 참상을 보게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타계한 헌틀리 목사는 1980년 5월 광주기독병원 원목실장으로 재직하면서 병원에서 있었던 일들을 촬영했고 사택 지하 암실에서 사진을 인화해 지인들을 통해 미국 등지로 보냄으로써 광주의 참상을 세계에 알린 인물이다. 그는 부상자들 몸에서 나온 계엄군의 총알과 엑스레이 필름을 챙긴 뒤 훗날 주한 미국대사관에 전달하기도 했다. 헌틀리 목사는 영화 ‘택시운전사’에 등장하는 힌츠 페터 독일 기자와 사택에서 인터뷰를 했으며, 계엄군에 쫓기던 시민과 학생들을 보호하기도 했다.

헌틀리 목사 유족은 고인의 뜻에 따라 유골 일부를 오는 17일 광주 남구 양림동 선교사묘지에 안장한다.

1975년부터 광주에서 가족과 함께 선교사로 활동한 피터슨 목사는 5.18 당시 ‘피신하라’는 미군의 제안을 거절하고 광주에 남아 계엄군의 만행을 사진과 수기로 남겼다. 피터슨 목사는 증언록에 ‘공수부대가 여성들에게 속옷만 입힌 채 구타했다’ ‘대검으로 목을 찔렀다’는 내용 등도 기록했다. 1989년 국회 광주특위 청문회에서 목격담을 증언했고 2015년 9월 타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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