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가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지역에서는 광역단체장 중심으로 예비후보자간 합동토론회가 열리는 중이다. 선거관리위원회 또는 방송사가 개최하든 간에 합동토론회는 유권자들에게 투표권 행사를 위한 유익한 통로이다. 하지만 시작 초기부터 후보자 폭행 사건이 발생되는 등 얼룩지고 있다. 지난 14일 제주지사 후보 5명이 참가한 제주지역 첫 합동토론회에서 원희룡 예비후보가 제2공항 설립에 반대하는 주민에게 폭행당한 불상사가 벌어진바 토론회장에서 후보자 피습은 민주주의의 꽃이라 일컫는 선거에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와중에 경기도에서는 15일 인천경기기자협회가 주관한 경기도지사 후보 합동토론회가 불발이 됐다.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자와 이재명 민주당 후보자 간 토론이 열릴 계획이었지만 이 후보자가 협회로부터 사전에 전달받은 질문지가 편파적이라고 문제 삼아 불참을 통보한 것이다. 가뜩이나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 굵직한 국내외적 이슈에 묻혀 지방선거 분위기가 실종 중인데 광역단체장 후보자 간 합동토론회가 파행되고 있으니 유권자들은 6.13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들이 내세운 정책이 무엇인지, 자질을 갖추었는지 검증이 어려운 상태다.

지난 대선에서 대선 후보들은 합동 토론회에서 열띤 토론을 가졌다. 유권자들은 몇 차례 가진 토론에서 후보자들이 소속돼 있는 정당의 정책 발표나 당면 현안에 대해 개인적 능력을 비교하면서 선거에서 선택할 후보의 적격성을 판단하는 데 유의미한 기회가 됐던 건 사실이다. 그런 터라 비록 지역으로 나눠져 개최되고 있지만 광역단체장 후보 간 열띤 상호 토론은 유권자들이 각 후보들의 자질과 함께 정책을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임은 틀림이 없다.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에 불참의사를 밝힌 이재명 후보자도 분명한 이유는 있을 것이다. 한국당에서 네거티브 공세에 나서고 있고, 남경필 후보 또한 “이 후보를 선거 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마당에 이 후보 자신에게 불리한 토론질문지에 반응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 해도 방송사 토론회를 거부하는 것은 의혹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참가해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밝히면 될 터, 숨는 것은 기회를 포기하는 일이다.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정책뿐만 아니라 자질까지 알 수 있는 합동토론회는 다다익선(多多益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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