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세계를 향해 으르렁거리던 북한이 갑작스레 태도를 바꾸고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 어렵게만 보이던 남북문제가 걷잡을 수 없는 물살을 타고 있다. 곧 있을 북미회담의 결과를 보아야 하지만 겉으로 보면 외교문제들이 해결을 보이고 굵직한 산업들이 제자리를 찾는 듯 보인다. 그러나 속은 겉과 다르다. 더불어 잘사는 경제를 표방하는 문재인 정권의 제이노믹스가 파워를 발휘하지 못하는 탓이다.

문재인 정부가 첫돌을 맞이하고 국민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 외교, 경제, 안보 등 국민과의 약속들이 잘 지켜졌고 곧 남북통일이 이루어지고 모두 잘 먹고 잘 살게 될 것 같다는 자체평가이다. 그러나 경제성적표는 심각하다. 무엇보다 일자리는 확실히 만들겠다고 공약도 하고 대통령이 되면서 아예 일자리현황판을 챙길 듯 했지만 실질적으로 실업률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역대 최고의 재정을 쏟아 부었지만 목적을 이루기는커녕 점점 실업률의 폭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일자리를 늘리고자 또다시 재정을 투입하려고 추경을 확보하겠다지만 기대치는 제로이다.

시중의 국내 경제는 얼음이다. 우선은 최저임금의 상승으로 여러 분야에서 근로시간을 줄이거나 해고를 진행 중이다. 기업들은 정부의 규제와 근로상황 변화로 새로운 사업을 펼치는 것보다 새로운 입지를 찾아 국내탈출을 모색하고 있다. 국민들 또한 공부도 일자리도 녹록치 않은 국내를 떠날 생각들이 지대하다. 기득권층은 어떻게 하면 자신들의 입지를 굳히고 혜택을 늘릴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주말마다 광장으로 뛰어 나간다. 외부에서 보는 우리나라는 변함이 없다. 설사 남북이 통일된다 해도 당장 일어날 일은 아니고 그 결과물까지 가는 길은 멀고 험하다. 제반과정은 물론이고 천문학적 비용의 뒷감당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언론과 여론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 지지도가 높다지만 현실적으로 당면하는 실정이 어려워지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는 전반적인 국민의 생각들은 다르다. 잘 되면 내 탓이요 잘 안되면 남의 탓이라고 하지만 국정은 네 탓 내 탓을 떠나 국민들이, 나라의 미래가 달린 문제이다. 누구도 칭찬만 받을 수는 없다. 혁신, 혁명이 필요한 것은 그만큼 기존의 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꿔야 하는 것이다. 체제를 바꾸는 것에는 희생이 필요하고 비난도 감수해야 하니 칭찬만 받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미래를 위한 발전을 이루어내기 위하여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책을 펼치고 그 결과가 기대와 다르게 오히려 일을 그르치는 결과물로 돌아오면 정책을 수정하거나 바꿔야 함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방법을 지속하는 아이러니가 일어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이 힘을 못 쓰고 혁신 성장의 주력 사업들이 제자리걸음이다. 산업의 역군들인 기업들의 활력도 줄어들고 간신히 유지하는 반도체 수출로 경제가 지탱되고 있는데 대통령과 주요장관들은 남북문제만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기업에게 매력이 없는 환경은 해외기업에게도 매력이 없다. 국내외 투자를 이끌어 오고 관광객들을 끌어오려면 우리는 달라져야 한다. 남북통일 역시 우리가 힘이 있어야 주체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우선적으로 나라경제가 온전히 돌아가야 한다. 스스로의 체제도 온전히 돌릴 수 없는 경제로 통일을 이룬다면 무엇이 남겠는가. 장밋빛 미래를 꿈꾸지만 이대로라면 지금보다 하향평준의 배고픈 미래를 만나게 될 것이다. 꿈을 현실로 이루려면 엄청난 노력과 행운이 필요하다. 특히 하위체계가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음을 인지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궤도를 수정하는 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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