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평론] 선거철마다 되풀이되는 안보 타령은 궁색하다
[아침평론] 선거철마다 되풀이되는 안보 타령은 궁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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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라곤 논설실장/시인

 

지방선거가 꼭 한 달 앞으로 다가왔고 선거에 나선 각 정당의 예비후보들이 발품을 팔아도 선거분위기가 띄워지지 않는다. 남북정상회담이 성공리에 종료되고 6월 12일 김정은 북한 정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니 국민 관심사는 그에 몰리고 있다. 한반도 사정을 익히 알고 있는 국민들은 선거 이야기보다는 지난 4월 27일 개최된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알려졌거나 그 이후 관심사들을 나누면서 나름대로 의견을 펼치곤 한다.       

그런 실정에 있으니 6.13지방선거에 나서는 정당과 후보자들은 어떻게 하면 선거분위기를 돌릴까 전략에 골몰하게 된다.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으로 민주당에서는 느긋한 편이지만 야당들은 갈 길이 바쁜데, 그중에서도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지도부에서는 고민이 깊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손학규 전 국민의당 상임고문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해 재정비에 나섰고, 한국당에서는 남북정상회담 여파로 정국 주도권이 여당에 넘어간 상태라 회담 결과에 찬물을 끼얹는 강수를 두고 있다. 홍준표 대표가 정상회담 성과를 깎아 내리는 발언을 하면서 지방선거에 필승 전략을 짜고 있지만 오히려 내분을 겪는 등 자충수로 비쳐지는 현실이 됐다. 

4.27 남북정상회담은 지금까지 불안하기만 했던 한반도 정세를 반전시키는 일대 역사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만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정무위원장이 마주 앉아 진지하고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장면을 지켜본 많은 국민은 판문점 선언에 환호하면서 동조했다.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국민 열 명 가운데 아홉 명이 회담이 성공적이라 답했다. 이를 보아도 두 정상들의 만남과 또 앞으로 열릴 북미정상회담이 한반도의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데 긍정적 자세다. 하지만 유달리 남북정상회담에 딴지 거는 부류가 있으니 한국당 지도부 몇몇 인사다.  

민주주의가 다양한 사회여론을 토대로 발전하느니만큼 어떤 특정 사안에 대해 호불호(好不好)는 존재한다. 생각과 행동이 같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제1야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이 거둔 역사적 성과에 대해 비판할 수 있겠으나 어디까지나 국민 눈높이에서 맞는 말이어야 한다. 더욱이 홍 대표는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 라는 문구를 안보 결집 전략으로써 지방선거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바,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결과로 평화 분위기가 조성된 현 상황에서 역풍으로 다가올 수 있어 한국당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홍 대표가 국민여론을 간과하고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를 평가절하 하는 의도는 6.13지방선거의 전략적 차원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는 야당이 정부·여당에 대해 사사건건 반대만 해도 야당의 선명성이 국민에게 인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안보문제 등 국가적 대사에는 같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은 묵시적으로 정착돼온 정치 도의다. 각론에서는 다를지언정 총론에서는 같은 의견을 보일 수 있음에도 홍 대표는 남북회담 자체를 호도하고 있으니 지방선거에 나선 한국당 광역단체장 예비후보들조차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6.13지방선거에서 한국당 경기지사 후보로 나선 남경필 지사는 최근에 거듭되고 있는 홍준표 대표의 거친 발언들이 “(선거에) 악영향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밝히면서, 홍 대표가 남북정상회담 등에 대해 ‘정치쇼’라고 비난한 것에 대해 자신도 동의하지 않고 많은 국민들도 동의하기 어려운 것 같다는 말을 했다. 이는 정상회담과 관련해 사사건건 정부에 비판하고 나선 홍준표 대표에 대한 쓴소리가 분명하다. 그래도 홍 대표는 자신을 밟고 가도 좋으니 결과적으로 살아서(당선돼서) 돌아오라는 오라며 대정부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비단 남 지사뿐만 아니라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김태호 경남도지사 후보 등도 합세하고 나섰다. 홍 대표가 회담 결과에 대한 국민적 분위기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 자기 정치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홍 대표가 정상회담과 관련해 무책임한 발언으로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민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몰상식한 말들이 한국당과 후보들의 입지를 더 어렵게 만들어 가고 있다는 볼멘소리지만 홍 대표는 여전하다. “뜬구름 같은 세평에 휘둘리지 않고 조석변이 하는 여론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자세로 막말 행보를 멈추지 않고 ‘평화위장 쇼’ 발언으로 여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이다.

한국당은 보수정당의 기치로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이끌어왔지만 지난대선에서 야당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런 상태에서 6.13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고, 현 판세에서 여당에 밀리고 있으니 홍 대표로서는 답답하고 여론을 확 바꾸는 선거 전략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선거철만 되면 되풀이되는 해묵은 안보장사는 구태의연해 국민의 흥미를 유발시키지 못할 터, 국가발전과 국민편안을 가져오는 획기적인 방도가 어디 없을까. 국민 수준이 높아진 지금은 유권자들은 유능하고 희망 있는 정당에게 힘을 실어줄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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