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린 데 이어 북미정상회담 날짜가 6월 12일로 정해지고 준비과정이 착착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사회에서는 한반도 정세를 둘러싸고 화해의 움직임에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 그에 반해 한국의 야권에서는 ‘판문점선언’에 담긴 남북정상간 합의가 과연 실현가능한 일이며, 정부가 간과하거나 홀로 앞서가는 부분이 없지 않은가 우려하는 자세를 보이기도 한다. 일면 사사건건 반대하는 것 같으나 그간 대치해왔던 남북 상황과 정상 간 합의 후에도 성사되지 못했던 과거사를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으려는 의도도 없진 아니하다. 

지금까지 국가안보문제에 관해서는 정치권에서 같은 목소리를 내왔다. 안보상황에 대한 정치권의 합일된 행동이 효과를 내게 하고 국민에게 불안감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럴진대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에서 연이어 불어 닥치고 있는 화해의 바람을 훈풍으로 만들려는 정부·여당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바라보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곤혹스럽다. 정국 운영의 파트너로서 일정 거리를 유지할지 말지가 난처해진 입장에 서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 꽉 막힌 정국을 풀어보고자 신임 홍영표 원내대표가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와 첫 해후한 이후 추미애 대표는 대야 포문을 열었다. 추 대표는 11일 한국당 지도부를 겨냥해 “못마땅하면 가만있으면 되는데 굳이 입만 열면 ‘위장평화 쇼’라고 하고 봄기운처럼 다가온 평화의 기운에 재를 뿌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민생을 풀어야 하는데 민생을 인질로 잡고 평화에 재를 뿌리면서 일은 하지 않은 채 국회 마당에 텐트를 치고 드러누웠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한국당을 ‘빨간 옷을 입은 청개구리’라고 표현했고, 야당의 특검 주장을 ‘깜도 안 되는 특검’이라고 강하게 비난한 것이다.

정치현상의 시각이 다를 경우 정당은 대변인을 통해 입장을 밝히지만 이처럼 여당대표가 직접 나서서 제1야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싸잡아 강도 높게 비난한 것은 의례적이다. 추 대표는 “이런 세력에게 이번 지방선거에서 확실한 매를 보여주자”고 말한바, 이 역시 선거 전략의 하나로 비춰질 수 있다. 안개 정국일수록 여당 대표는 맏형의 품격과 아량을 야당에게 보여야 한다. 추 대표의 야당에 대한 원색적 비난 공격이 정국운영에서 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알 수 없다. ‘말로 천냥 빚도 갚는다’는데, 추미애 대표의 원색적 야당 비난은 득보다 실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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