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가 내달 12일 싱가포르로 발표되면서 조만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핫라인(직통전화)’ 통화가 있을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11일 밝혔다. 사진 왼쪽부터 김정은 위원장, 구글 싱가포르 지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 천지일보DB, 구글지도, 백악관)
북미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가 내달 12일 싱가포르로 발표되면서 조만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핫라인(직통전화)’ 통화가 있을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11일 밝혔다. 사진 왼쪽부터 김정은 위원장, 구글 싱가포르 지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 천지일보DB, 구글지도, 백악관)

북미정상회담 소식통 “보유핵·ICBM 국외반출 주요의제”

트럼프, 환영 입장 표명 “매우 똑똑하고 정중한 몸짓”

백악관 “핵실험장 폐기, 선전 아닌 진짜 약속 보고 싶다”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북미가 과거 비핵화 협상에서 마지막 단계로 거론되던 ‘보유핵’ 폐기를 북미정상회담 주요 의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북한은 외무성 공보를 통해 오는 23~25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방식으로 폐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과거 북한 정권과 달리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 이행 의지를 보였다.

특히 이번 조치는 지난달 20일 노동당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채택한 결정서에서 “핵시험 중지를 투명성 있게 담보하기 위해 공화국 북부 핵시험장을 폐기할 것”이라고 밝힌 것을 이행하는 후속조치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서측 갱도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위성사진 분석 결과 나타났다고 미 38 노스가 6일(현지시간) 전했다. 38 노스는 정확한 목적은 규정할 수 없지만 추가 핵실험 준비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출처: 38 노스, 뉴시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서측 갱도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위성사진 분석 결과 나타났다고 미 38 노스가 6일(현지시간) 전했다. 38 노스는 정확한 목적은 규정할 수 없지만 추가 핵시험 준비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출처: 38 노스, 뉴시스)

북한은 먼저 핵실험장을 폐쇄하기로 하면서 북한의 ‘미래핵’을 제거하고,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보유핵’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놓고 의견 교환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정상회담의 사전 논의에 정통한 복수의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내달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 측에 핵물질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상당부분을 국외에 반출하도록 요구했고, 북한 측은 이를 심각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런 요구는 차기 미 대선이 치러질 오는 2020년까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염두에 두는 것으로 북한 핵 프로그램은 물론 보유 핵까지 의제로 올려 미국 본토 위협 중 하나를 완전 처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 북핵 논의와 관련해 단계적·동시적 조치로 비핵화 프로세스를 잘게 쪼개어 추진하기보단,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 지도자 특성상 양측의 확실한 약속 이행만 보장이 된다면 굳이 번거롭게 시간을 들여 추진하기보단 극적으로 일괄타결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으로서도 핵무기와 핵물질, ICBM 국외반출을 비핵화 프로세스 초반에 추진하는 것은 과거에 찾아볼 수 없던 행동으로 대외적으로 큰 신뢰를 얻어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고, 미국과도 신뢰를 쌓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북한의 핵실험장 폐쇄행사를 공개적으로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자기 트위터에 “감사하다”면서 “매우 똑똑하고, 정중한 몸짓”이라고 환영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여기 사용된 ‘정중한(gracious)’이라는 단어는 ‘자애로운, 품위 있는’등의 의미로도 해석되므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예를 갖춰 표현했다. 지난해 ‘리틀로켓맨’이라고 지칭한 것에 비교해선 180도 달라진 것이다.

한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실험장 공개 폐쇄방침에 대해 북한이 2008년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한 것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진짜 약속을 보고 싶다. 선전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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