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이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반도의 비핵화 달성이라는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지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부분의 서방 전문가들은 북미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과거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파기했던 행적과 트럼프 대통령의 우발적인 성향을 경계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길로, 세계사적으로도 기념적이라는 지점까지 온 만큼 낙관적인 결과를 예상하는 목소리도 있는가 하면, 포괄적 원칙에 합의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왔다.

뉴시스에 따르면 조슈아 폴락 미들버리국제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10일(현지시간) C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합의(JCPOA, 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파기한 것이나 북한의 비핵화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북미정상회담에서 만족할 만한 합의를 도출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폴락은 “북미정상회담은 어느 정도 괜찮은 원칙들을 담은 공동성명을 내놓을 것이다. 북한은 지금 미국보다는 한국을 가장 중요한 대화상대로 여기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대북 협상 전문가로 활동했던 빌 리처드슨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도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트럼프는 누구 말도 듣지 않는다”며 “이제 그는 변해야 한다. 왜냐하면 지금은 그의 임기 중 가장 중대한 순간이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진짜 준비를 해야 하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무엇을 얻어야 하는 지, 만일 우리가 완전 비핵화를 성취하지 못할 경우 플랜B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참모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할 수 있는 측정가능하고 의미 있는 일들이 있다”며 “그러나 아직까지는 북한이 이렇다 하게 내놓거나 약속한 게 없다. 이제까지 그들이 밟아 온 실망스러운 족적으로 볼 때 우리에게 신뢰를 줄만한 어떠한 것도 보여주지를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러셀은 특히 김 위원장이 그동안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과의 연쇄 회동을 통해 이들 국가들 간 분열을 조장하려 했다는 부분을 꼬집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중정상회담을 연쇄적으로 갖는가하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다시 북중정상회담을 갖는 등 기존의 외교질서를 교란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러셀은 “6개월 전까지만 해도 5개국은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한 채 보조를 맞췄다”며 “지금은 마치 각자의 노를 경매에 내놓고 팔고 있는 꼴이다. 김 위원장은 우리들 각자가 자신의 시간과 호의에 접근하도록 매달리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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