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출처: 교황청 홈페이지)
프란치스코 교황. (출처: 교황청 홈페이지)

“가짜뉴스는 왜곡된 자료로 타인 불신·분쟁 조장해”
가장 큰 폐단 ‘진리 왜곡’… “자신의 말 책임져야 함”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 홍보주일(13일)을 앞두고 가짜뉴스를 뿌리 뽑고 평화의 저널리즘을 장려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호소했다.

가톨릭 제52차 홍보주일에 앞서 교황은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담화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허위 정보를 확산시키는 가짜뉴스에 대해 그는 “하느님과 이웃, 사회와 피조물을 거스르는 수많은 형태의 악행 가운데 하나”라고 규정했다. 또한 가짜뉴스는 진짜뉴스를 흉내 내는 능력과 그럴싸하게 보이는 능력이 있다는 점을 꼬집고, 흠잡기를 목적으로 하거나 고정관념에 기대거나 불안·경멸·분노·절망과 같은 즉각적 감정을 이용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교황은 “(가짜뉴스는) 존재하지 않는 정보 혹은 독자를 기만하고 조작하기 위해 왜곡된 자료를 기반으로 한 정보와 연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타인을 불신하게 하고 적으로 받아들이게 한다”며 “(결국) 타인을 악마로 여기게 하고 분쟁을 조장한다”고 위험성을 경고했다.

너무나 빠르게 퍼지는 가짜뉴스를 접한 많은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새로운 편견에 가득 찬 근거없는 뉴스를 퍼뜨리는 공범이 되고 있다고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교황은 가짜뉴스를 뿌리 뽑기 위해선 언론인들의 역할과 ‘진리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언론인들을 향해 “가짜뉴스를 차단하는 데 있어서 언론인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평화의 저널리즘을 장려하는 뉴스의 수호자들이 돼야 한다”며 “거짓과 수사학적인 구호, 감각적인 헤드라인들에 반대되는 진실된 저널리즘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했다.

교황은 가짜뉴스의 가장 큰 폐단으로 ‘진리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꼽았다. 그는 아무리 옳은 것처럼 보여도 그 결과가 참됨이 아니기에 진리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진리를 식별하기 위해선 “일치를 돕고 선을 증진시키는 것과 분리·분열·대립을 일으키는 것을 구별해야 한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평화 저널리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평화 저널리즘에 대해 ▲사람을 위해 사람이 만드는 언론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대다수의 세상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언론 ▲속보에 집중하기보다 올바른 과정을 통해 이해를 증진하고 해결에 이바지하고자 갈등의 근본 원인 규명에 집중하는 언론 ▲고조되는 비난과 언어폭력에 대한 대안적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헌신하는 언론 등이라고 정의했다.

교황은 “탐욕에서 벗어나 경청의 자세로 진솔한 대화를 하고, 선을 지향하며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한편 교황은 이달 초 로마 바티칸에 방문한 아베니레(Avvenire) 임직원들과 만나 가톨릭 언론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베니레는 이탈리아 주교회의가 발행하는 일간지로 오는 12월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교황은 “과거에 집착하는 것은 위험한 유혹”이라며 “중요한 기술을 계속 보완해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을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가톨릭 언론이 진정으로 교회에 봉사하기 위해선 항상 과거를 기억하며 시대의 징표를 식별하고 새로운 길을 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복자 바오로 6세 교황의 말을 인용해 “가톨릭 매체는 독자에게 인상을 남기거나 독자의 관심을 얻는 기사만을 써서는 안 된다. 독자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톨릭교회는 1967년부터 5월 13일을 ‘가톨릭 소셜 커뮤니케이션의 날’로 기념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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