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효제 금감원 부원장보가 10일 불공정거래 조사업무 혁신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0
조효제 금감원 부원장보가 10일 불공정거래 조사업무 혁신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0

불공정거래 조사업무 혁신방안

선거 앞두고 정치테마주 감시

신속 조사 위한 기동조사반 운영

금감원장에 특사경 권한 추진 계획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금융감독원이 자본시장에서의 불공정거래 행위가 지능화·첨단화됨에 따라 조사정보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장조사권 확보, 금감원 직원의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지명 도입 등을 추진한다.

금감원은 10일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불공정거래 조사업무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불공정거래 조사업무는 자본시장 질서확립을 위한 핵심업무로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이기도 하다.

조효제 금감원 부원장보는 “IT기술 발달로 불공정거래 수단이 첨단화·다양화되고 그 형태도 지능화·조직화되는 추세지만, 금감원의 조사수단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아 조사전문기관으로서 위상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조사업무 운영방식의 개혁을 통한 투자자의 신뢰회복과 조사중추기관으로서의 역할 정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우선 시장감시와 정보 수집·분석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관리시스템, 외환거래정보, 조사지원시스템, 회계감리시스템 등의 ‘조사정보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운영할 계획이다. 조 부원장은 “외국인 투자관리시스템(FIMS)은 조사국 내에 관련 시스템이 없어 타 국으로부터 정보 자료를 활용했는데 직접 조사국에서 활용 가능하도록 상반기 내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말했다.

조사부서 간 업무분장도 조정했다. 거래소 통보사건 조사의 경우 3개 부서에서 분담했는데 이를 자본시장조사국에서 전담처리키로 했으며 나머지 조사기획국과 특별조사국 등의 기획조사 역량을 강화한다. 시세조종 등 혐의별 전담팀을 운용하고 은행 금융거래정보 입수방식을 표준화된 전산시스템 제출 방식으로 개선한다.

또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에 대해선 신속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기동조사반을 운영하고 필요 시 검찰과 공조할 방침이다. 조 부원장은 “기동조사반은 시장분석과 시장조사반 등 2개팀으로 구성됐으며 핀셋 조사가 이뤄지도록 만든 조직이다. 부서와 관계없이 별도의 반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올해와 내년에 걸쳐 ▲대주주가 감사의견 거절 등 악재성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손실을 회피한 사례 ▲한계기업이 허위 재무제표 작성으로 관리종목 지정 회피를 이용한 부정거래 사례 ▲무자본 M&A, 최대주주 변경, 허위 공시 등을 이용한 복합 불공정거래 사례 등에 대한 기획조사를 실시한다.

테마주별 주가등락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테마주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특히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테마주의 경우 유력 후보자별 테마주의 주가·거래량 동향 등을 실시간 밀착감시할 방침이다.

주가 변동성이 큰 바이오·제약업체의 임상시험 진행 등과 관련해 사회적 감시망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세청·국세청 등과 정보공유 및 협력채널 구축 관련, 협의를 하고 있다.

금감원은 불공정거래 혐의 입증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현장조사권, 디지털기기 등에 저장된 증거 확보를 위한 디지털포렌식 장비도입 추진, 금감원 직원의 특사경 지명 추진 등 조사수단을 확충한다. 조 부원장은 “범죄 수법이 첨단화되고 있는데 임의조사 수단밖에 없어서 미공개정보 등에 대한 확보가 어렵다. 상장법인의 경우 현장조사권이 있으면 장부·서류 등 혐의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면서 “현장조사권은 금융위원회의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금융위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현장조사권은 올 4분기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금감원 직원의 특사경 추천 권한을 금감원장에게 추가 부여하는 특사경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현재 금융위원장에 특사경 추천 권한이 있지만, 이 권한을 금감원장에게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부원장은 “특사경이 도입되면 압수수색이나 통신기록 조회에서 제약이 많았는데 이런 부분이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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