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선아 기자] ‘마르크 샤갈 특별전-샤갈 영혼의 정원전’이 개막을 하루 앞둔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르메르디앙 호텔 서울 M컨템포러리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취재진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7
[천지일보=박선아 기자] ‘마르크 샤갈 특별전-샤갈 영혼의 정원전’이 개막을 하루 앞둔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르메르디앙 호텔 서울 M컨템포러리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취재진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7

 

샤갈이 초대하는 ‘마르크 샤갈 특별전–영혼의 정원전’

 

국내 최초 공개 25점 포함 238점

4가지 테마 전시… 샤갈 공방 체험도

 

러시아 민속 주제와 성서 영향받아

20세기 최고의 화가로 손꼽혀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그 무엇보다 내 영혼의 세계를 잘 보여주는 건 예술이다.’

러시아 태생의 화가이며 판화가인 마르크 샤갈은 인간의 원초적 향수와 동경, 꿈과 그리움, 사랑과 낭만, 환희와 슬픔 등을 눈부신 색채로 펼쳐 색채의 마술사로 불렸다. 그는 러시아의 민속적인 주제와 유대인의 성서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완성했다. 그 결과 샤갈은 20세기 유럽화단의 가장 진보적인 흐름을 누비며 독창성과 일관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자신의 미술 세계를 발전시켰다.

[천지일보=박선아 기자] 마르크 샤갈의 ‘러시아 마을’.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9
[천지일보=박선아 기자] 마르크 샤갈의 ‘러시아 마을’.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9

 

파블로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최고의 화가로 불리는 샤갈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는 ‘마르크 샤갈 특별전–영혼의 정원전(展)’이 열리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전시는 프랑스(1), 스위스(2), 스페인(1), 이탈리아(3) 등 유럽 4개국의 개인 컬렉터(7명)의 소장품이다. 총 238점의 원화 작품과 20여점의 책자로 구성되며, 작품 중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이 25점이나 된다.

제목처럼 이번 전시는 샤갈의 인생과 내면세계를 만날 수 있는 ‘영혼의 정원’으로의 산책이다. 샤갈의 정원 속에서 만나는 테마는 다양한 소재를 다룬 샤갈의 폭넓은 작품 세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가 주로 사용한 대표 테마들을 크게 4부로 나눠 연대기 순으로 구성됐다. 관람객은 그의 초기 회화작품부터 그의 뮤즈이자 인생의 반려자였던 아내 벨라 로젠펠트와의 특별한 관계를 중심으로 한 여담을 따라 그의 인생 여정에 빠져든다.

[천지일보=박선아 기자] 마르크 샤갈의 ‘보라색 수탉’.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9
[천지일보=박선아 기자] 마르크 샤갈의 ‘보라색 수탉’.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9

 

제1부 꿈, 우화, 종교에서는 샤갈의 유년시절이 그의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그가 러시아혁명을 겪은 후 파리로 돌아온 20대부터 미국으로 강제 추방된 시간을 거쳐 프랑스로 돌아간 50대까지의 초․중기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그는 색채의 마술사라는 명성에 걸맞게 강렬한 빨강, 파랑, 노랑, 녹색 등 색의 강도와 톤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한다.

‘나의 인생’이라는 회고록에도 적혔듯이 특히 작품 ‘러시아 마을(1929)’은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샤갈은 작품에 등장하는 새하얀 교회와 매주 가던 유대교 회당에서 성서를 읽고 노래를 불렀던 기억을 붓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수작업으로 완성한 채색 에칭 기법의 라퐁텐 우화 시리즈도 눈길을 끈다. 라퐁텐 우화는 이솝우화를 재구성해 삽화로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이 재밌고 특이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당시 삽화를 그리는 작가는 많았으나 샤갈처럼 주관적인 견해를 곁들어 작가가 가진 예술성을 돋보이게 한 작품은 적었기 때문이다.

[천지일보=박선아 기자] ‘마르크 샤갈 특별전-영혼의 정원전’이 개막을 하루 앞둔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르메르디앙 호텔 서울 M컨템포러리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취재진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7
[천지일보=박선아 기자] ‘마르크 샤갈 특별전-영혼의 정원전’이 개막을 하루 앞둔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르메르디앙 호텔 서울 M컨템포러리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취재진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7

제2부 전쟁과 피난에서는 전쟁과 피난, 혁명으로 인한 이주 등 연속적인 고통의 상황에서 희망과 사랑을 잃지 않는 샤갈의 내면세계를 그리는 작품으로 구성됐다. 생전 두 번의 전쟁과 러시아의 10월 혁명을 겪은 샤갈의 인생은 전쟁과 피난의 연속이었다. 삶 속에 깊게 침투한 전쟁으로 인한 공포를 흑백의 작품으로 표출하지만 고통의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삶을 소중히 여긴 부분도 있다.

분열과 대립, 공포와 좌절 속에서 샤갈은 사랑하는 아내 벨라까지 잃게 된다. 작품 ‘길 위에 붉은 당나귀(1978)’는 잦은 이주에 항상 고향 비텝스크를 그리워한 샤갈의 고향에 대한 추억이다. 작품의 배경은 모국을 암시하는 수탉 뒤로 고향의 풍경이다. 붉은 당나귀를 타고 딸 이다를 품에 안은 아내 벨라와 샤갈의 모습에서 그가 비극과 불행을 행복으로 승화한 역설의 미학을 볼 수 있다.

[천지일보=박선아 기자] 마르크 샤갈의 ‘부케를 든 연인’.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9
[천지일보=박선아 기자] 마르크 샤갈의 ‘부케를 든 연인’.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9

이어진 전시 제3부 시의 여정에서는 ‘화가의 날개를 단 시인’이라 불리던 샤갈의 가장 널리 알려진 보편적인 주제인 꽃, 꿈, 서커스를 포함한 초현실주의 풍의 후기 작품이 주를 이룬다. 프랑스로 돌아와 프로방스에서의 새 삶을 시작하면서 느낀 감정들이 다양한 색으로 발현돼 작품 속에 녹아들었다. 그가 자주 다루었던 서커스, 종교, 우화, 꿈, 꽃 등을 주제로 한 작품과 더불어 샤갈의 주요 판화 작품이 전시되어 음악과 시가 공존하는 꿈의 동산으로 안내한다.

마지막 제4부 사랑은 샤갈이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사랑이란 주제의 작품들과 그의 개인적인 사랑 일화로 구성된다. ‘바바의 초상화(1953~1956)’는 벨라와의 사별 후 재혼한 샤갈이 자신감과 마음의 평화를 찾으며 안정적인 생활을 한 그의 심리가 담겨 있다. 바바로 더 잘 알려진 러시아 여성 발렌티나 브로트스키와 결혼한 샤갈은 지중해 연안으로 거처를 옮기며 안정된 생활을 한다. 그 결과 그림은 한층 밝아지고 색채는 화려해졌다. 그림 속 아름다운 꽃다발 옆 하얗고 차분한 바바의 모습은 어두운 검붉은 배경과 대비를 이루며 부활과 어둠 후 찾아오는 아침을 연상케 한다.

이 외에도 영상 등 다양한 미디어로 풀어낸 샤갈의 일부를 전시장 내부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또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미디어 인터랙티브’ 공간과 샤갈의 작업실을 토대로 재현해 남녀노소 판화 체험이 가능한 ‘샤갈의 공방’이 마련돼 있다.

전시는 8월 18일까지 서울 강남구 M컨템포러리에서 진행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