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통화 1.7% 하락… 최대낙폭

[천지일보=이솜 기자] 터키 등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약 1년 반 만에 큰 폭으로 급락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와 각국의 내부적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불안감이 증폭된 것으로 관측된다.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주 JP모건의 신흥국 통화지수는 1.7%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16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예상을 깨고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돼 국제금융시장이 출렁인 이후 1년 6개월 만에 주간 기준 최대 낙폭이다. 이날 지표는 영국 은행들은 휴일이라서 외환 딜러들의 거래가 평소보다 활발하지 않았고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거래가 반영되지 않았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터키 리라화의 가치는 0.85% 하락해 신흥국 통화로서는 가장 큰 낙폭을 보인 것으로 평가받았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랜드화 가치는 0.44%가 떨어졌고, 필리핀 페소와 러시아 루블, 인도 루피화도 각각 0.4%대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처럼 신흥국 통화들이 출렁이는 것은 미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과 더불어 해당 국가들이 안고 있는 내부적 문제들이 불안 심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3∼4차례 금리를 인상하리라는 전망이 확대되면서 지난달 미국 국채 수익률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에 국채 10년물의 수익률은 지난달 1일 2.72%에서 지난달 25일에는 3% 선을 넘어서기까지 상승했다.

신흥국들의 내부 문제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게 만들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지난주 세 차례 금리를 인상해 기준금리를 27.25%에서 40%로 끌어올렸지만,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막기에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터키도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으며, 물가상승률이 중앙은행의 목표보다 2배가 높은 10% 선으로 올라섰다.

외환시장 투자자들은 9일과 10일 각각 발표되는 미국의 생산자와 소비자 물가지수를 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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