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지승연 기자] ‘위안부’ 검진을 담당했던 군의관 아소 데쓰오가 1938년에 쓴 기록에 따르면 육군 위안소에 연행된 여성 100명 중 80명은 조선인이었다. 그렇다면 20%의 ‘위안부’는 어느 나라에서 왔을까. 이 20%에 속하는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오롯이 책에 담아냈다.

네덜란드인인 저자는 1942년 아시아태평양전쟁에서 네덜란드가 패하자 일본군에게 끌려가 강간과 폭행을 당했다. 저자가 아픈 기억을 세상에 알리기로 결심한 때는 1992년 텔레비전에서 방송되는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 모습을 본 후였다. 한국인 ‘위안부’들에게 사과 한마디 않고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의 행태에 치를 떤 저자는 “유럽 여성이 나선다면 일본이 더 이상 무시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일본군 성노예 문제에 대한 국제 전쟁범죄 재판에 증인으로 나섰다. 유럽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자신이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라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책에는 저자가 일본군에게 당한 일부터 ‘위안부’의 진실을 세상에 처음으로 밝힌 고 김학순 할머니와 북한·중국·타이완·네덜란드 출신의 ‘위안부’ 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실렸다.

 

얀 루프-오헤른 지음 / 삼천리 펴냄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