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는 본문과 무관함.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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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속범죄, 서구권보다 4~5배

존속살해도 한해 평균 69건

자녀에게 폭행당해도 참아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1. 지난해 10월 경기도 용인에서는 친어머니와 의붓동생을 살해하고 의붓아버지까지 살해한 ‘패륜범죄’ 사건이 발생했다. 피의자 A씨는 아파트에서 어머니와 동생을 살해한 뒤 증거를 은폐하기 위해 혈흔에 밀가루를 뿌린 뒤 뉴질랜드로 도피했다. 이후 경찰 추적 끝에 검거된 A씨는 친어머니의 재산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의 조사결과 A씨는 부인과 젖먹이 두 딸이 있음에도 직업도 없이 재혼한 생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2. 20대의 대학 휴학생인 B씨는 말다툼을 벌이다 아버지와 누나를 둔기로 때려 살해했다. 동의 없이 자신의 방에 침대를 설치했다는 이유였다. B씨는 범행 때 술을 마시지 않았고 과거 정신 병력도 없었다. B씨는 1년 가까이 인터넷만 하며 방에 틀어박혀 지내다 가족의 잔소리에 순간적으로 화를 이기지 못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작년 4월 군 제대 후 세상이 무서워서 방에서 거의 나가지 않고 인터넷 동영상 등을 보며 지냈다. 평소 잔소리하던 가족에 대한 분노가 침대를 계기로 폭발했다”고 진술했다.

#3. 30대인 C씨는 부모님과 사이가 좋지 않다. 직장을 구하지 않고 집에서 게임만 하는 자신에게 잔소리하는 것이 못마땅하기 때문이다. C씨는 자신에게 “컴퓨터를 그만해라”는 어머니의 말에 격분해 삿대질을 하며 집안에 있는 가구와 집기들을 부수며 난동을 피웠다.

5월은 어린이날을 시작해 어버이날, 가정의날, 부부의날 등 가정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가정의 달이다. 사람들은 가정의 달을 맞아 행복하고 이상적인 가정을 바란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부모를 폭행하고 살해하는 ‘패륜형 범죄’가 늘고 있다.

경찰청의 ‘존속범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존속범죄는 2013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총 7582건이 발생했다. 2013년에는 1141건, 2014년 1206건, 2015년 1908건으로 해마다 꾸준히 증가했다. 또 2016년에는 무려 2235건으로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미국이나 영국 등 서구권과 비교하면 4~5배가량이 높다.

또한 존속상해는 1709건, 존속협박 600건, 존속 체포 및 감금 76건이다. 가장 심각한 존속살해도 252건으로 한해 평균 69건에 달했다. 최근 경기불황으로 인한 부모의 재산이나 보험금 등을 노린 범죄가 증가하고 있어 시민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경제문제로 인한 존속범죄는 철저히 계획적인 경우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는 가정환경과 부모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청소년 위탁운영 기관의 대표인 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은 “사회에서 패륜 현상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가정교육에 있다”면서 “통제성을 잃어가는 자녀의 행동에 대해 사소한 것부터 바로잡지 못한 부모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자녀가 유년기부터 성장해나가면서 가정의 환경적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다. 패륜 현상은 공교육이 원인이 아니라 가정에서의 잘못된 교육 방식이 원인”이라면서 “부모가 자녀를 양육할 때 교육에 대한 부분을 고민해서 올바르게 성장해 나갈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녀의 잘못된 행동이 외부로 새어 나가 사회구성원으로서의 구실을 못한다는 생각에 자녀에게 폭행을 당해도 참고 넘어가는 경우도 부지기수”라며 “비밀이 보장되는 전문가와의 상담으로 조속한 사태 해결을 위해 부모가 포기하지 말고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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