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여론조사 지지율 추이표. (출처: 리얼미터 홈페이지)
문재인 대통령 여론조사 지지율 추이표. (출처: 리얼미터 홈페이지) 

비상상황서 속히 국정 안정
남북관계 개선 가장 큰 성과
국민소통 ‘호평’, 의회엔 미흡
“제왕적 권력, 朴 때와 같다”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1주년을 맞았다.

전임 대통령 탄핵 사태의 격랑 속에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인수위 기간도 없이 돛을 올리는 비상상황 속에서도 1년 동안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빠르게 국정을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출범 1년 만에 이뤄낸 남북정상회담과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는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수십년간 이어져온 남북대결 국면을 끝내고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는 점에서다.

문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보여준 ‘탈권위’와 대국민 소통 노력도 역대 대통령과 비교되는 모습 중 하나다. 그는 경호 수준을 낮추고 길거리에서 일반 국민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 문제와 관련해선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정책적 소통 노력도 기울였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국민청원 게시판도 운영하는 등 대국민 소통 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후 줄곧 고공행진을 해왔다. 취임 1년을 맞이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한국갤럽 기준 83%(1~3일 전국 1002명 대상 실시, 응답률은 1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로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 1년차 지지율 중 최고 수준을 보였다. 역대 대통령의 취임 1년 지지율은 노태우 전 대통령 45%(1989년 1월), 김영삼 55%(1994년 1월), 김대중 60%(1999년 3월), 노무현 25%(2004년 3월), 이명박 34%(2009년 2월), 박근혜 56% 등이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높은 지지율 속에 야권과의 소통이나 협치, 국민통합 측면에선 부족한 면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높은 지지율에 취한 나머지 과거 정권과 다를 바 없는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을 그대로 답습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취임 초기 ‘인사 배제 5대 원칙’에 위배되는 인사 발탁으로 야권의 반발을 살 때마다 국민 여론을 등에 업고 밀어붙이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국회에 제출했던 대통령 개헌안 처리가 야당 설득 실패로 사실상 무산되자, 책임을 야당에 돌리기도 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청와대 중심 운영, 국회 무시, 제왕적인 대통령 권력, 일부 참모들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청와대 권력의 독주, 이런 것들은 박근혜 정부 때와 비슷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가 촛불민심에만 화답하는 과정에서 의회가 완전히 배제되고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특히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촛불민심을 사유화하고 있는데, 이는 굉장히 위험한 것”이라며 “자신들만이 정의이고, 정의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적폐라는 양극화된 이분법적 논리는 민주정치의 다양성을 무시하는 궤변”이라고 했다.

현재의 제왕적 대통령제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문재인 정부 역시 전임 정부의 시행착오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상호(국민 대학교 정치대학원 겸임교수) 한국 정치발전연구소 대표는 “대통령제가 가진 구조적 문제는 문재인 정권도 예외일 수 없다”며 “1년 동안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2년차, 3년차가 되면 전임 정부와 비슷한 양태의 문제가 나오기 시작하리라 본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의 가장 큰 실수를 대통령 개헌안의 권력구조 형태를 분권형 대통령제가 아닌 ‘대통령 4년 연임제’로 했던 부분을 꼽았다. 

그는 문 대통령이 높은 지지율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과 함께 앞으로 본격적으로 불거질 수 있는 내부 갈등에 유의해야 한다는 충고도 빼놓지 않았다.

강 대표는 “통상적으로 모든 정권은 1년 정도는 상당히 잘 가다가 2년차에 접어들면서 정책 실패가 쌓이기 시작한다”며 “그 다음에 결정적으로 정권을 위협하는 요인이 외부에서보다는 내부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모든 정권마다, 그 정권의 탄생에 기여했던 사람들은 1년에서 1년 몇개월은 기다리는 것 같다”며 “그 시점이 지나기 시작하면 ‘나에게 돌아오는 게 없구나. 이 정권 하에선 어렵겠구나’ 생각하면 내부 총질이 시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