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7일 서울 서초구 양재IC 인근에 위치한 디에이치자이 개포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출처: 뉴시스)
3월 17일 서울 서초구 양재IC 인근에 위치한 디에이치자이 개포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출처: 뉴시스)

올해 분양 44% 청약 ‘미달’

싸고 입지 좋은 곳으로 몰려

공급과잉 지역은 미달 속출

수도권 내에서도 청약 양극화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정부의 부동산 규제 이후 아파트 청약시장이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싸고 입지여건이 좋은 곳에만 청약자들이 몰리고, 공급물량이 많은 곳에서 분양된 아파트 단지에는 청약 미달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7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국에서 분양된 민영아파트는 총 128개 단지로 이 중 1순위 청약 마감된 단지는 53개로 41.4%에 불과했다. 2순위에서 마감된 곳은 18개 단지(14.1%)였으며, 57개 단지(44.5%)는 2순위에서도 모집 가구를 채우지 못해 청약이 미달되면서 양극화가 심화되는 분위기다.

1·2순위에서 청약 미달이 발생한 아파트 분양 단지가 거의 절반가량에 이르지만 분양가가 싸고 입지여건이 양호한 곳에는 청약 과열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달 3일 1순위 청약을 받은 경기도 하남 감일지구의 ‘하남 포웰시티’는 1순위 청약에서 2096가구 일반분양에 총 5만 5110명의 1순위 통장이 몰리며 평균 26.3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이 단지는 3.3㎡당 분양가가 평균 1680만원 선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보다 싸다는 입소문이 퍼진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서울에선 1~2억원의 시세 차익이 예상되는 강남구 ‘디에이치자이 개포’에 대해 정부가 청약 과열을 우려해 직접 위장전입을 조사하는 등 단속을 펼쳤지만, 3만 1000여명의 청약자가 몰렸다. 정부 청사 이전 등의 호재가 있는 세종시도 ‘청약 불패’ 신화가 이어지고 있다.

지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지난 1월 삼호가 대구 중구에서 분양한 ‘대구 e편한세상 남산’은 전용면적 84.86㎡ 70가구 모집에 4만 6853명이 몰려 평균 669.3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 달 4일 분양한 대구 북구 복현동 ‘복현자이’도 251가구 모집에 4만 3000여명의 청약자가 몰렸다.

주택공급이 많았거나 입지여건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곳은 수도권이라도 청약 미달이 많았다. 연초 경기 김포시에서 분양된 김포 한강 ‘금호어울림 2단지’와 ‘동일스위트’, 남양주 ‘별내지구 우미린 2차’ 등이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인근 지역에 신규 분양 물량이 많아 지역 청약 통장을 흡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또 공급과잉 현상이 우려되고 있는 경기 평택시, 지역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는 경남 창원, 미분양이 늘고 있는 충북 청주 등에서 분양된 아파트들이 무더기로 청약 미달했다.

앞으로 청약시장의 쏠림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시장의 규제가 심화하면서 시세차익이 가능한 단지에만 청약통장이 몰려드는 ‘쏠림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며 “인근 지역에 미분양이 많거나 분양가가 높은 단지에는 청약자들이 외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114 집계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이달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총 4만 7994가구가 분양된 가운데 총 65만 479건의 청약이 접수돼 평균 1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